"군위에 퍼다주고 소음만 가져오나" 의성군 불만 표출

  • 마창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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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8-14 07:12  |  수정 2020-08-14 07:34  |  발행일 2020-08-14 제3면
신공항 부지선정委 막판 불참 선언
상대 입장만 집중 조명 "의성군에 배려 없어" 비난 여론
군 영외관사·공항터미널 진출입로 등 실리 챙기기 실패
'성난 민심 달래기' 국방부 대응 방안 마련도 알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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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신공항 공동후보지인 의성군민 사이에 군위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됐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달 31일 의성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통합신공항 시설배치안 반대 규탄 대회'에 참가한 군민들이 의성군 배제에 대해 규탄하고 있다. 〈영남일보 DB〉

지난달 30일 대구시와 경북도, 군위군이 공동후보지(군위 소보·의성 비안) 유치 신청에 극적으로 합의하면서 순항이 예상되던 대구 군공항 이전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군위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느껴왔던 의성군이 예정된 회의 불참을 선언하는가 하면, 군민들은 실리를 챙기지 못했다면서 불만을 터트리고 있기 때문이다.

의성군은 13일 대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이전부지 실무위원회와 14일 국방부에서 예정된 이전부지 선정위원회 등에 불참을 선언했다. 이 같은 행동에 나선 것은 국방부와 대구시·경북도 등이 공동후보지 유치신청을 위해 제시한 중재안에 군위군만 존재할 뿐, 의성군을 위한 배려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는 의성군민들의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선정위원회를 2주 후로 연기하는 한편 대구경북 등과 함께 의성군과 군민이 공감할 수 있는 중재안을 마련하고 설득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지만, 의성군민들의 성난 민심을 달랠 수 있는 제대로 된 안이 마련될지는 알 수 없다.

일단, 의성군은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하면서도 사태추이를 예의 주시 하고 있다. 의성군이 이전부지와 관련한 실무위원회와 선정위원회 불참을 결정하기까지는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다는 후문이다. 그동안 의성군은 대구·경북·군위 등이 합의한 중재안에 대해 "이전부지 확정은 고사하고 전문가 의견(실질설계 등)을 도외시한 채 주고받은 정치적 행위에 불과하다"며 애써 외면해 왔다.

그러나 유치신청 과정에서 군위군의 입장만 집중 조명됐을 뿐, 공동유치 지역인 의성군의 존재감은 완전히 사라지면서 지역에는 "모든 것은 군위에 퍼다 주고, 의성에는 비행기 소음만 가져오려고 이 난리 북새통을 치렀느냐"는 비난 여론이 조성되기 시작했다. 특히 지역에 대한 관심이 많은 출향인사들의 항의 전화도 쏟아졌다.

실제, 의성군은 공동후보지 유치에는 성공했지만 △군 영외관사 △공항터미널과 진출입로 등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실리 챙기기에는 실패했다는 점에서 지역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또 공동후보지 유치신청을 거부하며 버티는 군위군을 의식한 대구·경북 등의 요청으로 입장표명조차 자제했던 것이 오히려 내부 불만을 키운 꼴이 됐다.

군위군이 공동후보지에 대한 유치 신청을 함에 따라 공항유치라는 명분은 얻었지만, 의성군은 실리를 챙기는 데는 실패했다는 의성군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반면 군위군은 의성군이 그동안 말 못 하고 참아 온 것처럼(주민투표 이후 공동후보지 유치신청 전까지) 입장이 뒤바뀌면서 공식입장을 내놓기에 부담이 큰 상황이다. 군위군 관계자는 "어떤 식으로 대응해야 할지 고심하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이번 사안에 대한 공식입장 발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마창훈기자 topg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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