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자영업자·학생·주부…'대구 가곡' 맥 잇는 사람들

  • 문순덕
  • |
  • 입력 2020-08-26   |  발행일 2020-08-26 제12면   |  수정 2020-09-08
달구벌 정가회, 공연·대회서 실력 발휘
故 권측이 선생 제자 우장희 선생 지도로 보존·보급 활동
전국대회 은상·대상 수상…요양시설·기관서 봉사활동도

2020081801000583800022841
달구벌 정가회 회원들이 대구 삼성창조캠퍼스(북구 호암로) 내 E동 무형문화재 전수교육관 202호에서 투명 얼굴 가리개를 쓰고 가곡(歌曲) 연습을 하고 있다.

대구 삼성창조캠퍼스(북구 호암로) 내 E동 무형문화재 전수교육관 202호에 들어서니 코로나19로 투명 얼굴 가리개를 쓰고 가곡(歌曲)을 부르는 사람들의 모습이 이색적이었다.

달구벌 정가회(회장 백송현·이하 정가회) 회원들은 매주 수요일 오후 6시~8시까지 이곳에서 전통가곡 수업을 한다. 회원들은 가곡의 남창과 여창을 공부하고, 자체 평가회와 발표회 등을 통해 실력을 연마해 공연과 대회에 참가하여 실력을 발휘한다. 회원들은 대구의 전통가곡 맥을 이어간다는 자부심을 갖고 열성적으로 공부하고 있다.

정가회는 2008년 한국정가진흥회에서 실시한 시민을 위한 가곡 강좌를 수강한 후 10여 명이 모임을 결성했다. 이들은 2009년 한국정가진흥회 대구지부 '달구벌 정가회'로 인가받으면서 본격적으로 활동했다. 대구시 무형문화재 제5호 고(故) 권측이 선생의 제자 가곡 전수교육조교인 우장희 선생의 지도로 현재 전통 가곡의 보존 및 보급 활동을 위해 지도를 하고 있다.

정가회 회원들은 대구뿐만 아니라 경북(구미·안동·경주), 경남 함안, 부산 등에서도 가곡을 배우러 올 만큼 열성이 대단하다. 현재 회원은 20여 명으로 최연장자는 안병재(74)씨, 최연소자는 임은서(9)양이며, 직업 또한 다양해 출판사 대표인 백 회장과 교사, 회사원, 시조창 사범, 자영업, 주부, 학생, 여병동 국가무형문화재 제20호 대금정악 이수자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는 회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가곡은 고려 말에 시작돼 조선 후기에 성행하던 전통 성악곡으로 뛰어난 예술성을 갖고 있어서 2010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노래다. 가곡은 시조의 시에 곡을 붙여서 거문고·가야금·장구·대금·해금 등 관현악 반주에 맞추어 5장 형식으로 부르던 노래로 남창 26곡·여창 15곡·남녀가 함께 부르는 태평가 1곡이 있다.

가곡의 발음은 자음은 짧게, 모음은 길게 발음하는 어단성장(語短聲長) 원칙에 적용된다. 어단은 자음을 짧게 발음하여 시어를 응축시켜 표현하고 받침 있는 말은 아무리 긴 시가라도 제 음절에 단락지어 발음한 후 다음 음절로 진행되는 것을 말하며, 성장은 노래 시어를 무한한 상상의 세계로 이끌고 가는 것으로 모음의 발음을 풀어서 노래하는 것이다.

남창은 모든 음을 흉성, 여창은 흉성과 두성 다 쓴다. 그 이유는 여창 가곡이 불리기 시작한 조선 시대는 여자의 음성은 너무 커서도 안 되며, 높고 큰 발성으로 입 모양이나 표정이 크게 변하는 것은 여자답지 못하다 하여 곱고 단정한 노래 부르기가 요구돼 여성미를 살린 섬세하고 깨끗한 소리를 발성하기 위해 독특한 발성법과 시김새(화려함이나 멋을 더하기 위해서 음을 꾸며내는 모양새)를 가지게 되었다.

정가회는 2011년 전국정가 경창대회 합창부 은상, 2013년 전국정가 경창대회 일반부 단체 특상, 2018년 전국정가대회 일반부 단체 대상 등을 수상했으며, 각종 시조창 대회 및 정가 발표회 찬조 출연과 대구 시내 요양시설 및 유관기관 등에서 봉사 활동도 하고 있다.

글·사진=문순덕 시민기자 msd5613@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시민기자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