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이영애(대구시의회 의원)지역의 오늘과 내일을 살리는 문화예술

  • 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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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9-16   |  발행일 2020-09-17 제25면   |  수정 2020-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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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 대구시의원

최근 지역 일간지 문화면에서 반가운 소식들을 만났다. 오랜 세월 문화예술 자료를 수집한 지역 출신 컬렉터가 대구시에 이 자료들을 기증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너무 감사한 일이다. 또 지역의 문화예술사를 기록한 잡지자료들을 시민들의 힘으로 수집해 디지털 아카이브로 서비스한다고 하니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반갑기 그지없다.


특히 올해는 6·25전쟁 70주년이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특별한 기념행사가 없던 터에, 대구시에서 지역 방송국과 함께 관련 다큐멘터리를 제작·방영했다는 소식도 접했다. 방송을 본 대구시민들은 대구 근현대 문화예술의 뿌리가 탄탄했고, 그로 인해 6·25 전쟁 시기 전국에서 온 수 많은 피란예술인들과 함께 문화예술 활동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대구는 일제강점기 민족시인 이상화, 이육사, 현진건 등의 예술인들이 활동한 도시이며, 6·25 전쟁 당시에는 한국 최초의 음악감상실 녹향, 꽃자리 다방, 아루스 다방 등에서 구상, 신동집, 양명문, 이중섭, 유치환, 최정희 등 당대 최고의 문화예술인들이 활동하며 전쟁으로 힘겨운 우리나라에 문화의 꽃을 피운 도시이다. 


대구 근대 골목투어에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이유도 대구에서 활동한 문화예술인들의 발자취가 근·현대 문화예술 자원이 돼 남아 있었기에 가능한 것 아닌가.


필자는 2018년 10월 대구시의회 제262회 임시회 5분 자유발언을 통해 대구 문화 아카이브 부재로 인해 발생하는 문화자원 소실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고 문화아카이브 뱅크를 구축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더 이상 대구의 문화예술 자원을 타지에 빼앗기거나 소실되지 않도록 힘 써줄 것을 당부했었다.


그 이후로 한동안 별다른 움직임이 보이지 않아 안타까웠는데, 올해 초부터 크고 작은 성과들이 나타나고 있어 반갑다. 대구 출신 작고 음악인 이점희 교수 유품과 대구시향 초대지휘자 고(故) 이기홍의 자료들을 비롯한 여러 작고 예술인들의 예술자료들을 대구시가 나서서 수집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현존해 있는 원로예술가들의 증언도 채록하며 소장 자료도 수집하고 있다고 한다. 


문화예술 아카이브는 대구의 문화적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며,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문화정책 사업이다. 대구의 문화예술의 터전을 다지기 위해 공헌한 문화예술인들이 섭섭하지 않도록 대구시는 사려 깊은 관심과 지원을 이어가야 한다. 


더불어 수집한 자료에 대해 문화예술사 적으로 의미를 부여하고 미래 문화예술의 원동력이 될 수 있는 연구 작업에도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시민 여러분의 관심과 응원도 부탁드린다.
이영애<대구시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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