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일편(一師一便)] 모두가 꽃이다

  • 박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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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9-21 07:48  |  수정 2020-09-21 07:49  |  발행일 2020-09-21 제14면

"강아지 생일 케이크가 나왔다고요? 어디 저도 보여 주세요." 사진 속 강아지 생일상에 알록달록한 강아지 생일 케이크가 놓여 있었다. 강아지가 좋아하는 음식들로 만들어진 수제 타르트였다.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들은 인터넷 사이트 주소를 공유해달라고 난리다. 세상이 변했다. 강아지 생일 케이크라니.

그러고 보니 정말로 세상이 변하고 있다. 주변에 빵집을 봐도 그동안 많은 인기를 끌었던 모든 사람의 입맛 평균에 맞춘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보다 개인 건강과 취향에 맞춘 빵집, 케이크집이 더 주목받고 인기를 끌고 있다. 어느 유명한 스시집은 1일 1팀 주문, 개인에 맞춘 메뉴를 고집하지만 이미 1년치 예약이 끝난 상태라고 한다. 좀 더 비용을 내더라도 평균이 아닌 개인 지향을 중요시하는 세상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코로나19로 우리에게 성큼 다가온 미래교육 역시 평균보다 개인의 다양성에 더 가치를 두고 있는 것 같다. 미래의 불확실성과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는 기술은 우리에게 정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미래사회는 공장에서 찍어내는 평균에 맞춘 인재가 아닌 미래의 불확실성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각자만의 독특한 색을 지닌 창의적인 인재를 요구하고 있다.

'평균의 종말'이라는 책에서 저자는 교육의 평균주의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학생들의 다양하고 다차원적인 능력에 일차원적인 등급 매기기는 학생들이 능력과 재능을 정확하게 나타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남들이 걸었던 표준경로에 맞추어 걸어왔던 것을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경로로 바꾸어 보자는 것이다.

정해진 평균에 맞추는 공부, 남과 똑같은 것을 공부하며 평균을 지향하는 공부가 아닌 자신의 꿈을 찾는 공부, 개별성에 집중하는 공부를 상상해보면 아이들의 웃는 얼굴이 떠오른다. 글을 잘 쓰는 혜윤이, 축구를 잘하는 유준이, 남을 잘 배려하는 민진이, 그림을 잘 그리는 인수…. 아이들의 모습이 눈앞에 스치고 지나간다. 아이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비바람이 지나가도 더 건강하고 예쁘게 피어나는 들꽃처럼 자기 모습을 드러내며 당당하게 살아가면 좋겠다. 김소정 <대구명덕초등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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