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영화(대구시사회서비스원 대표이사)…K-돌봄시대도 대구가 열어가자

  • 이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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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9-29   |  발행일 2020-09-30 제25면   |  수정 2020-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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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부터 우리의 일상을 송두리째 뒤흔들어 놓았던 코로나19는 아직도 우리 곁을 떠나지 않고 배회하고 있다. 백신개발도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불확실하고 두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시민들은 이제 거의 심리적으로 한계상황에 와 있다. 방역과 경제, 교육과 문화 어느 하나 만만한 것이 없다.


대구시 사회서비스원은 2019년 3월 4일 전국에서 최초로 개원하였다. 무슨 선견지명이라도 있었던 것일까. 가장 코로나가 극심하였던 대구지역에서 사회서비스원이 제일 먼저 생긴 것과 그리고 코로나로 인한 긴급돌봄을 제일 먼저 실시하게 된 것은 지나고 보니 우연치고는 참으로 운명처럼 느껴진다. 


설립된 지 꼭 1년이 지난 3월 2일부터 대구시사회서비스원은 일상의 업무에서 긴급돌봄서비스로 전환하고, 비상대응체계로 돌입하였다. 코로나 19 확진이나 보호자격리, 제공인력 확진 등 돌봄의 공백이 발생하게 되면서 고립된 사람들에게 도시락을 배달하고, 필요한 물건들을 조달하며, 필요한 경우엔 24시간 고립가정으로 들어가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였다. 병원에서 간병사나 요양사가 필요한 경우에도 보낼 수 있는 인력들을 지체없이 투입하였고, 돌봄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지 인력을 파견하여 돌봄공백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하였다. 


이러한 긴급상황에서 얼마나 시행착오가 많았겠는가. 보낼 인력의 전문성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최소한의 서류심사와 면접심사로 돌봄인력을 선발하였고, 요청하는 곳과 대상의 특성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급하게 현장에 투입하였으니, 이는 마치 캄캄한 터널에서 더듬거리며 길을 찾아가야 하는 막막한 심정이기도 하였다. 그러다 보니 크고 작은 문제들이 발생될 수 밖에 없었다, 고용과 전문성의 문제부터, 현장사고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각 기관마다 다른 규칙과 규정을 적용함으로써 오는 혼란스러움 등은 기관 간의 갈등을 유발하였고 이는 나아가서 서비스원의 정체성까지 의심받는 경우도 생겨나게 되었다. 


그러나 사회서비스원은, "돌봄의 위기상황은 우리가 반드시 지킨다"라는 119 정신으로 필요한 곳엔 어디라도 출동하였다. 3월 2일부터 7월 31일까지 1차 긴급돌봄서비스 기간 지원건수는 572개소에 2만1천103건이나 되었다. 이는 시설지원, 재가돌봄, 의료기관, 그리고 전화상담지원, 약품 및 도시락 배달 등이었다. 이어 다시 9월1일부터 2차 긴급돌봄서비스체제로 들어갔다. 사회서비스원은 아직도 관련법이 통과되지 못한 상태라 여러 곳에서 복병이 나타나고 있다. 사회서비스원은 기존의 틀에서 바라볼 수 없는 부분들이 많고, 끊임없이 다가오는 새로운 국면에 빠르게 대응하여야 함으로 과감한 결단성과 추진력이 요구된다.


대구시사회서비스원은 긴급돌봄서비스로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보건복지부는 대구시사회서비스원을 모범사례로 언급하면서 민간이 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공공서비스 제공 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였음을 치하했다. 


대구시는 2020년 봄 코로나 방역의 선두에 서 있었다. 세계가 극찬하는 K-방역의 중심에는 대구의 D-방역이 있었다. 이제 운명처럼 설립된 대구사회서비스원은 코로나 확산으로 신속하고 민첩하게 긴급돌봄서비스를 수행할 수 있었고, 대구시민들에게 긴급돌봄 119로서 위기 상황에서 사회안전망의 역할을 하였다. 위기상황에서 돌봄공백과 사각지대, 틈새를 메꾸는 일을 수행함으로써 시민들을 안심시킬 수 있었다. 재난과 함께 살아야 할지도 모르는 불확실성 속에서 이제는 대구가 D-돌봄을 넘어서 K-돌봄시대의 프런티어가 되기를 바란다. 새로운 뉴노멀 시대의 장을 열면서 다시 한번 대구가 돌봄의 중심에서 든든한 두 팔로 우리들을 따뜻하게 안아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영화<대구시사회서비스원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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