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극장가] 개성 내세운 한국영화 vs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골라보는 재미'

  • 윤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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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9-30 08:02  |  수정 2020-09-30 08:05  |  발행일 2020-09-30 제16면
코로나 탓 국내 대작 개봉 연기 속 중급규모 영화 일선 나서
휴먼드라마 '담보' 펑키호러 '죽지 않는…' 등 장르영화 주목
외화 '뮬란' 정치논란 겪는 가운데 재난영화 '그린랜드' 관심
어린이 관객 위한 첫 풀 3D 애니메이션 '뮤츠의 역습'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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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가 대목인 추석 연휴지만 코로나19로 올해 분위기는 여느 때와 사뭇 다르다. 이번 연휴 극장가는 블록버스터급 외화들과 중급 규모 국내작들의 대결 양상이다. 가족 관객을 타깃으로 한 애니메이션의 기세도 만만찮다.

◆다양한 장르로 무장한 한국영화

올 추석 한국영화는 저마다 다른 개성으로 무장한 기대작들로 꾸려졌다. 드라마와 스릴러, 코미디와 액션 등 장르도 다양해 취향대로 고르는 재미가 제법 쏠쏠할 듯하다.

하지만 당초 추석 개봉을 준비하던 '승리호'와 '싱크홀' 등은 줄줄이 개봉을 연기했다. 200억 원 이상 제작비가 든 대작 영화들이라 아직은 시장 상황을 좀 더 두고 보자는 입장이다. 그 빈자리를 채운 건 중급 규모의 영화들이다.

한 주 앞서 개봉한 '디바'와 '검객'부터 주목해본다. 다이빙이라는 비인기 스포츠 종목을 소재로 한 미스터리 스릴러 '디바'는 친구이자 경쟁 관계인 다이빙 선수 이영(신민아)과 수진(이유영)의 복잡미묘한 관계를 그린다.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한 뒤 잃어버린 기억과 성공을 향한 집착으로 점차 광기에 잠식되어 가는 이영을 연기한 신민아의 모습이 특히 인상 깊다. 화끈한 리얼 액션을 표방한 '검객'은 조선 최고의 검객 태율(장혁)이 사라진 딸을 찾기 위해 다시 칼을 들게 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각자의 신념에 따라 움직였던 인물들의 삶을 액션을 통해 직관적이고 간결하게 연출했다.

연휴가 본격 시작되는 29일에는 세 편의 기대작이 개봉한다. 먼저 '히말라야' '국제시장' 등 휴먼 드라마에 일가견이 있는 JK필름은 또 한 번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영화 '담보'로 관객을 찾는다. 사채업자 두석(성동일)과 그의 후배 종배(김희원)가 떼인 돈을 받으러 갔다가 얼떨결에 아홉 살 승이(박소이)를 담보로 맡아 키우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악연으로 만난 이들이 천륜이 되어 가는 과정을 통해 전 세대에게 감동과 공감을 전할 것"이라는 강대규 감독의 말처럼 진정한 가족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드는 작품이다.

'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은 '시실리 2㎞' '차우' 등 기발하고 독특한 상상력을 발휘했던 신정원 감독이 8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으로, 이번에는 코믹 스릴러를 내세웠다. 신혼의 단꿈에 빠져 있던 소희(이정현)가 죽지 않는 언브레이커블 남편 만길(김성오)이 자신을 죽이려는 것을 알게 되자 동창인 세라(서영희), 양선(이미도), 그리고 미스터리 연구소장 닥터 장(양동근)과 힘을 합쳐 반격에 나서는 이야기다. 신 감독은 "매우 진지하고 심각한데 상황들이 웃기는 영화"라며 "'시실리 2㎞'와 같은 펑키 호러의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촌구석 형사의 좌충우돌을 다룬 코믹극 '국제수사'는 그동안 조명되지 않았던 '셋업 범죄'(실제 범죄 상황을 조작해 무죄인 사람에게 누명을 씌우는 일)를 다룬다. 가족과 함께 필리핀으로 첫 해외여행을 떠난 형사 병수(곽도원)가 범죄조직의 농간으로 살인 용의자로 몰린 뒤 누명을 벗기 위해 현지 가이드이자 고향 후배 만철(김대명)과 함께 수사에 나선다는 이야기다. 김봉한 감독은 "가진 건 형사 본능밖에 없는 병수의 짠내 나는 글로벌 수사 스토리가 색다른 재미와 웃음을 선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강렬하면서도 화려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공세

8월26일 개봉한 '테넷'이 여전히 국내 박스오피스 상위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뮬란'이 그 바통을 이어 지난 17일 개봉했다. '뮬란'은 용감하고 지혜로운 뮬란(유역비)이 아버지를 대신해 전장에 나가 위대한 전사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다. 단순히 원작 애니메이션(1998)의 실사화가 아닌,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한 뮬란의 서사를 현대에 맞춰 재해석해 모든 한계를 극복하고 진정한 전사로 성장한 주인공으로 재탄생시켰다.

영화 속 대규모 로케이션과 화려한 액션이 확실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포함, '킹콩'(2005) '아바타'(2009)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진일보한 기술력을 선보인 웨타 디지털이 특수효과에 참여했다.

하지만 '뮬란'은 영화 외적으로 주연 배우 유역비의 홍콩 시위 진압 경찰 지지 발언과 중국의 인권 탄압 지역으로 알려진 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 촬영, 공안에 대한 감사를 담은 크레딧으로 정치적 논란과 보이콧 운동을 불러오기도 했다.

'그린랜드'는 지구의 3/4을 날려버릴 초대형 혜성의 지구 충돌이라는 사상 최악의 재난을 소재로 삼았다. 혜성 충돌까지 48시간을 남겨놓고 지구의 유일한 희망인 그린란드의 지하 벙커로 향하는 존(제라드 버틀러) 가족의 필사적 사투를 그렸다. 영화 관계자들이 선정하는 흥미로운 시나리오 투표인 '2017 할리우드 블랙 리스트'에 올라 탄탄한 각본임을 입증한 이 작품은 혜성 파편들로 인해 지구가 초토화되는 모습을 압도적이면서 현실감 있게 구현해냈다.

◆애니메이션, 가족 관객 책임진다

올해 추석 연휴에도 초특급 애니메이션들이 어린이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그 첫 주인공은 포켓몬과 복제 포켓몬의 역대급 배틀을 그린 '극장판 포켓몬스터 뮤츠의 역습 EVOLUTION'이다. 포켓몬스터의 22번째 모험을 그린 '극장판 포켓몬스터 뮤츠의 역습 EVOLUTION'은 전설의 포켓몬 뮤츠가 이끄는 복제 포켓몬 군단에 맞서 환상의 포켓몬 뮤와 함께 지우와 친구들이 펼치는 어드벤처다.

유전자 조작으로 인간에 의해 탄생한 전설의 포켓몬 뮤츠와 멸종한 것으로 알려진 환상의 포켓몬 뮤의 등장이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사상 최초 FULL 3D 기술력의 만남으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5번째 시리즈로 돌아온 '극장판 미니특공대: 햄버거괴물의 습격'은 햄버거만 먹는 세상을 만들려는 역대 최강 빌런 브레이커J와 햄버거 괴물 군단에 맞서는 미니특공대의 활약을 다룬다. 리더 볼트의 탈퇴로 최대 위기를 맞이한 미니특공대 앞에 괴물들이 나타나는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는 한층 업그레이드된 스케일과 볼거리로 기대감을 높인다.

앞서 지난 24일 개봉한 '극장판 엉덩이 탐정: 텐텐마을의 수수께끼'는 무당벌레 유적에 잠든 전설의 보물을 찾기 위한 엉덩이 탐정과 엉덩이 댄디의 기상천외 추리모험을 담았다. 전 세계 누적 판매 1천만부를 달성한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두 번째 극장판이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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