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막인 듯 내리막인 듯 비슬산 샛길에 '요술도로'

  • 이외식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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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0-14   |  발행일 2020-10-14 제11면   |  수정 2020-11-05
실제 경사 2~3도 정도 높지만
지형적으로 착시현상 일으켜
소문 듣고 탐방객 찾아오기도

요술도로
대구 달성군 유가읍 양리 입구 요술도로. 내리막길이라 생각되는 지점에서 기어를 중립에 두고 차를 세우자 승용차가 오르막길로 후진한다.

"거참 희한하네. 육안으로 볼 때는 분명 오르막길인데 승용차가 저절로 올라가네. 두 눈으로 봐도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아."

도로의 내리막길이라 생각되는 지점에서 승용차를 세워 기어를 중립에 두고 시동을 끄자 승용차는 천천히 오르막으로 후진한다. 역시 둥근 공을 내리막으로 굴려보지만 공은 멈칫하더니 이내 역방향인 오르막으로 미끄러지듯 굴러간다.

이런 기이한 현상을 두 눈으로 보고도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실험자와 탐방객은 고개를 갸우뚱한다. 비슬산 기슭에 자리한 유가사로부터 약 500m 아래에 위치한 대구시 달성군 유가읍 양리 유가사 공용주차장 옆 작은 샛길 도로는 착시현상을 일으키는 요술도로로 주민들 사이에 알려져 있다.

이곳은 지표조사 결과 실제로는 경사도가 2~3도 정도 높지만 시각적으로는 오히려 낮게 보이는 착시현상이 일어난다. 이런 기이한 현상은 주변의 지형과 지물로 인해 생기는 독특한 현상이라고 밝혀졌다.

속칭 요술도로라 불리는 이 지점은 대구시 문화재 자료 42호인 아치식 돌다리인 척진교(만세교)를 뒤로 두고 내산마을로 들어가는 도로의 약 60m구간에서 기이한 현상이 연출된다.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탐방객 가운데 더러는 궁금증을 주체하지 못해 직접 현장에서 체험을 하려고 가벼운 소동도 벌인다고 한다.

폭 6m 남짓한 좁은 도로에서 차량을 세우고 실험을 하는 등 해프닝을 빚어 주변 식당업주들의 곱지않은 눈길도 피할 수 없다고 한다.

요술도로 주변에는 문화유적지를 포함해 명소도 산재되어 있다. 천년고찰 유가사를 비롯해 도성암, 2014년 중창한 삼국유사의 산실 대견사, 초곡산성, 양리고분, 사효자굴, 유치곤 장군 호국기념관, 비슬산 자연휴양림과 암괴류 등이 있다.

다음 주쯤이면 비슬산에도 단풍이 선보인다 하니 이 가을에 유가사 공영주차장 옆 요술도로의 착시현상을 체험해보는 등 코로나19로 몸과 마음이 지친 가족과 함께 힐링을 겸한 나들이를 권해본다.
글·사진=이외식 시민기자 2whysik@naver.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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