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방역 느슨해진 단풍 나들이로 다시 일상 빼앗겨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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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0-19   |  발행일 2020-10-19 제27면   |  수정 2020-10-19

가을 단풍 관광철이 돌아왔다. 평소 같으면 만산홍엽의 풍취를 즐길 수 있는 반가운 시절이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병 때문에 걱정이다. 맹렬하던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숙지면서 방역당국이 강제하던 사회적 거리두기가 종전 2단계에서 지난주부터 1단계로 완화됐다. 그러나 거리두기 완화 후 맞은 첫 주말, 느슨해진 시도민의 코로나 대처 풍경은 걱정스럽기 짝이 없다. 일요일 이른 아침, 대구 수성구 법원 앞이나 반월당네거리 등 시내 요소 곳곳에서는 단풍 관광을 위해 배낭을 메고 삼삼오오 버스를 타는 행락객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거리두기 2단계 시행 때는 못 보던 광경이다. 단체·개인 방역 수칙이 엄수되지 않는 상황이 많아진 것이다.

실제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된 이후 한 방송사가 서울 도심의 클럽·감성주점·공연장 등 다중시설 이용실태를 점검한 결과, 이런 우려가 그대로 드러났다. 이용객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실내를 오가는 것은 물론 함성을 지르고 포옹하는 장면도 목격됐다. 개인 간 거리두기가 무시되는 것은 다반사였다. 이제 시작된 단풍 구경도 그래서 우려된다. 지금까지 힘겹게 유지해오던 모범 방역이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는 사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시도민이 지친 일상을 달래고 삶의 활력 재충전을 위해 가는 단풍구경 나들이를 막기는 어렵다. 그래서 방역당국은 나들이를 할 경우 관광버스나 임대버스 등을 이용하는 단체관광 대신 소규모 가족단위 이동을 권고하고 있다. 개인 차량을 이용하고, 여러 팀이 모여서 하는 단체 급식이나 다중 식사는 자제해야 한다. 산을 오르내릴 때에도 개인 간 거리를 유지하면서 대화·소리지르기를 하지 말아야 한다. 수도권에서 지역 감염자가 속출하고 있지만 다행스럽게도 대구·경북에서는 최근 일주일 동안 지역 감염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그래서인지 최근 대구·경북 지역민의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이 느슨해지고 있다. 하지만 명심해야 한다. 한두 사람의 규칙 위반 또는 일탈로 가까운 사람부터 위험해지고, 이게 쌓이면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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