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맘 상담실] 학생에게 의미있는 역사공부

  • 최미애
  • |
  • 입력 2020-11-02 08:26  |  수정 2020-11-02 08:28  |  발행일 2020-11-02 제13면
"지역 문화재 함께 찾아보며 질문 많이 던져주세요"

IMG_6193
초등학생들이 역사 관련 자료를 보며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초등교육과 제공〉

학생들은 역사를 암기해야 하는 과목이라 싫다고 하고, 역사 공부에 관심 있는 부모들은 학생들에게 한국사인증시험을 권한다. 과연 학생들에게 있어 사실을 많이 아는 것이 의미 있는 역사공부가 될까. 의미 있는 역사 공부란 무엇인지, 가정에서 어떤 역사 공부를 하면 좋을지 현직 초등 교사의 조언을 들어봤다.

Q. 의미 있는 역사 공부는 무엇일까요.

A: 기본 소양으로서의 역사 지식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초등학생에게 역사 지식을 강조하는 것은 어른 입장에서의 이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의미 있는 역사 공부는 역사적 지식을 쌓는 것이 아닙니다. 최소한 초등학교 때까지는요. 의미 있는 역사 공부는 역사적 지식을 스스로 구성해보고 오늘날의 우리 사회 문제에 대해 배움을 적용해 보는 데 있습니다. 부모님과 함께 역사책을 읽고 상상하고 대화하며 역사적 지식을 만들어나갈 때 학생들은 지식을 만드는 능력을 기릅니다. 부모님과 오늘날 사회적 문제를 이야기하고 역사에서 해법을 찾아볼 때 학생들은 지식을 적용하는 능력을 기르지요.

부모와 역사책 읽고 상상하고 대화
역사적 지식 구성하는 능력 길러져
우리사회 문제와 연계 공부도 도움


Q. 역사 공부는 어떻게 하나요.

A: 먼저 역사책과 공책, 지도를 준비해 주세요. 오히려 너무 많은 설명보다 읽기 쉽고 내용은 간략하게 담긴 역사책이 역사 공부에는 좋습니다. 공책은 생각을 풀어내어 확산적으로 사고할 장입니다. 지도는 가정에서 문화재를 답사하고 그 결과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준비합니다.

이제 할 일은 아이들과 역사책을 함께 읽는 것입니다. 아이들과 역사책을 읽으면서 "이 사람은 왜 이렇게 했을까" "이 사건은 왜 일어난 것일까"와 같이 이유를 중심으로 한 질문을 많이 던져주세요. 그리고 아이들과 공책에다 글도 써보고 그림도 그려 가면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면 됩니다. 물론 아이들이 틀린 길을 향해 나가기도 할 것입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역사적 상상입니다. 역사적 상상은 그럴듯하면 됩니다. 그럴듯하다는 것은 이유를 들 수 있다는 것을 말하지요. 이유를 들어 생각해 보는 것이 배움 구성 능력의 첫걸음입니다. 정답은 아이들의 역사적 상상이 끝나고 알려줘도 됩니다.

스마트폰을 켜고 우리 지역 주변의 문화재들을 찾아보세요. 당장 대구박물관에만 가도 국보가 숨어 있습니다. 대구 시내는 근대 우리나라를 고스란히 보여주며, 팔공산은 왕건의 후삼국 통일 여정을 보여주지요. 그리고 학생들과 함께 문화재를 보러 떠나세요. 문화재를 보면서 다시 질문을 던집니다. "왜 여기 이것을 만들었을까?" "여기에는 왜 이렇게 종교 관련 문화재가 많을까?" 역사책에서 했던 것처럼 문화재를 보며 학생들은 다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봅니다. 그리고 부모님과 함께 다녀온 곳을 지도에다 스티커를 붙여 표시해두죠. 지도에 스티커가 하나둘 늘어날 때마다 아이들은 역사를 더욱더 가깝게 느끼고 역사적 지식을 쌓아가는 능력도 길러질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오늘날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학생들과 역사에서 찾아보세요. 이때 "신라의 통일에서 얻을 수 있는 오늘날의 통일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와 같은 질문을 학생들에게 해주세요. 오늘날의 문제와 역사를 끊임없이 이어줄 때 학생들은 역사의 가치를 이해해 갈 것 입니다.

Q. 의미 있는 역사 공부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요.

A: 학생들에게 의미 있는 역사 공부를 하도록 하기 위한 부모님의 준비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부모님이 역사적 지식을 갖추어야 합니다. 부모님이 학생들에게 질문을 만들어 던져야 하니까요. '왜 그랬을까'와 같은 질문 뒤에는 이 질문에 대한 기대 답변과 아이들의 이야기로부터 역사적 지식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지식이 부모님에게 갖춰져 있어야 합니다. 두 번째로는 인내심이 중요합니다. 전혀 논리적으로 맞지 않은 이야기를 하면서도 스스로는 큰 발견인 양 들떠 있는 자녀를 보면 많은 부모님이 매우 답답해합니다. 하지만 부모님들은 조금만 더 인내를 가지고 기다려 줄 필요가 있습니다. 하나씩 힌트를 주면서 기다려 준다면 아이들은 스스로 틀린 답을 고쳐나갈 것입니다. 틀린 답을 고쳐나가는 과정도 아이들의 생각의 폭을 넓혀주는 시간입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도움말=정한식 대구영선초등 교사
〈참고문헌: 하브루타 질문놀이터(권문정, 채명희)〉

기자 이미지

최미애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