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현 생각] 가시가 가지가 되어 봄

  • 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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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3-01   |  발행일 2021-03-01 제21면   |  수정 2021-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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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마음마저 꽁꽁 얼어붙게 만들 만큼 매서운 한파를 겨우내 오롯이 맨몸으로 버틴 그.

앙상하게 메말라 마치 물고기 잔뼈처럼 생명력을 잃어버린 그는 아무짝에 쓸모없이 푸른 하늘만 가린다며, 스스로를 가시 같다면서도 그렇게 하루를, 또 이어진 하루를 오롯이 견뎌냈다.

어느 날 아직도 서늘함이 가시지 않은 그날에 그는 스스로 그리 부끄럽게 여기던 가시 사이로 하나의 푸른 잎을 발견했다. 그제야 그는 자신이 다시 생명을 쏟아내는 푸른 가지가 되었음을 깨달았다. 가시가 가지가 되어 봄을 알린다. 그는 푸른 하늘을 향해 다시 새로운 희망을 품고 손짓한다. 다시, 봄. 가시가 가지가 되어 봄.


도성현〈blog.naver.com/superd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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