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회화 거장 남관 작품 청송서 상설 전시...폐교 매입 '남관문화센터' 조성

  • 배운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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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3-03   |  발행일 2021-03-03 제17면   |  수정 2021-03-03
이달 기획전 열고 일반에 공개
전시실·자료실·교육실 등 갖춰

남관화백생활문화센터
청송군 부남면 대전초등 자리에 조성된 남관생활문화센터 전경. <청송군 제공>

경북 청송 부남면의 폐교된 대전초등 자리에 세계적인 화가 남관(南寬·1911~1990)화백을 기리는 '남관생활문화센터'가 완공돼 개관을 앞두고 있다.

센터에는 화백의 그림 인생이 담긴 작품들이 한자리에 전시되고, 그의 삶과 개인사가 재조명될 것으로 보인다. 남관은 프랑스에서 활동 중 '태양에 비친 허물어진 고적' 작품이 프랑스 망통회화 비엔날레에서 대상을 받아 국내는 물론 해외 미술계를 놀라게 했다. 현재 이탈리아 토리노 국제미술원에 그의 작품이 소장돼 있다.

남 화백은 1911년 11월25일 청송군 부남면 구천리 778번지에서 영양남씨 후손으로 태어났다. 부남초등학교를 3년간 다니다가 청송공립보통학교를 졸업한 후 대구고보 진학에 어려움이 있자 15세때 일본으로 건너가 와세다중을 졸업했다. 그는 1935년 도쿄 태평양미술학교를 졸업하고 2년간의 연구 과정을 수료한 뒤 일본에서 작가로서의 기반을 닦았다.

1942년 '노인상'이란 작품으로 유망한 젊은 작가로서 이름을 떨치기 시작했다. 광복 후 고향 청송 구천에서 3년간 생활하기도 한 그는 48년 '조선미술문화협회'를 결성하는 등 한국 현대미술의 기반을 다졌다. 이듬해 제1회 국전(國展) 서양화부 추천작가에 이름을 올린 데 이어 50년 발족한 미술협회에 최고위원으로 지명됐다.

불혹을 넘긴 1954년 프랑스로 건너간 그는 55년 파리 아카데미 드라그랑드쇼미에르에 입학, 추상미술에 몰입했다. 파리에서의 유학 생활은 빈곤과 고통의 연속이었지만, 그 모든 것을 잊기 위해 그림을 그렸다. 미술을 향한 정진 끝에 58년 한국인 화가로는 처음으로 전위미술전시회인 '살롱 드메 전'에 초대받고, 이어 H.아르통, A.마네시에 등과 함께 플뢰브 화랑 초대전에 참가해 국제적인 화가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귀국 후 작품 활동과 함께 국전과 한국미술대상전 심사위원장과 홍익대·숙명여대 교수를 지내며 후학 지도에 힘쓰며 '대한민국 문화예술상'과 '대한민국 예술원상' 등 많은 상과 훈장들을 받았다. 대표작으로 '고향의 노인들' '대화' '태양이 비친 허물어진 고적' '푸른 반영' '나의 친구를 위한 기념비' 등 4천여점에 이른다.

남 화백은 90년 3월30일 생을 마감하고 고향 청송군 부남면 화장리에 안장됐다.

2012년 5월30일~6월13일 남관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전이 부남면 중학교 강당에서 열려 지역에서 화백의 진품을 반세기 만에 감상할 수 있게 됐으나 상설 전시 공간 부재로 아쉬움을 남겼다. 오랜 기다림 끝에 2017년 남 화백의 미술혼이 담긴 작품 상설 전시를 위해 청송군이 폐교를 매입하고 남관생활문화센터 조성에 나서게 되었으며 민선7기에 들어서 본격화됐다.

센터는 문화관광부의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총 22억원의 예산으로 2천95㎡ 면적에 본관과 별관으로 구분하여 전시실·자료실·문화교육실·예술인사무실 등을 갖추었다. 3월초 기획전을 열 계획이며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센터 주변은 병암서원과 얼음골 및 옥계계곡과 주산지 및 절골 등이 있고 찬경루·방호정·백석탄계곡과 신성계곡의 공룡발자국 유적 등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이 산재해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윤경희 청송군수는 "남관생활문화센터는 김주영의 고향 진보에 설립한 '객주문학관', 이원좌 화백의 진보소재 '야송미술관'과 더불어 청송이 문화예술의 고장으로 우뚝 서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운철기자 baeu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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