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잠룡들, 연일 '이재명 때리기'… 존재감 드러내기 주력

  • 민경석
  • |
  • 입력 2021-03-02   |  발행일 2021-03-03 제10면   |  수정 2021-03-03
홍유원
연일 '이재명 때리기' 중인 야권 잠룡들(왼쪽부터 홍준표, 유승민, 원희룡)

야권 잠룡들이 여권 선두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를 향해 연일 비판의 화살을 쏟아붓고 있다. 이 지사의 트레이드마크격인 '기본소득제'부터 그를 둘러싼 사적인 논란까지 비판 내용도 다양하다. 이를 두고 야권 선두를 달리다가 하락세로 돌아선 윤석열 검찰총장의 지지율을 흡수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무소속 홍준표(대구 수성구을) 의원은 지난 1일 자신의 SNS에 이 지사가 주장하고 있는 기본소득제를 두고 "기본소득제라는 것은 모든 사람에게 매월 일정 금액을 나눠 주자는 극단적인 보편적 복지에 불과하다. 흔히들 말하는 사회주의 체제 아래서 행해지는 배급제"라고 평가했다.

홍 의원은 이 지사를 과거 베네수엘라의 포퓰리스트 지도자인 차베스 대통령에 빗대기도 했다. 그는 "기본소득제의 본질을 알게 되면 대한민국 국민들은 한국판 차베스가 왜 나쁜 포퓰리즘 정치인인지 알게 될 날이 올 것"이라고 꼬집었다.

홍 의원은 사흘째 이 지사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형수에게 한 쌍욕, 어느 여배우와의 무상 연애는 양아치 같은 행동"이라고 직격탄을 날렸고, 전날(27일)에는 "자기 돈도 아닌 세금으로 도민에게 푼돈이나 나눠주는 것이 잘하는 도정이냐"며 날을 세웠다.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 의원(국민의힘)도 기본소득제를 '악성 포퓰리즘'으로 규정하고 이 지사와 연일 설전을 벌이고 있다. 그는 최근 SNS에 "문재인 대통령과 이 지사의 말과 행동을 보면 국민을 돈 뿌리면 표 주는 유권자로 취급하고 모독하고 있음이 분명하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에 이 지사가 '국민의 위대함에 못 미치는 저급정치'라는 제목의 글로 반박했다.

유 전 의원은 "악성 포퓰리즘에 빠져 전 국민을 상대로 돈을 뿌리면, 정작 코로나로 가장 큰 피해를 입으며 국가의 도움을 기다리는 국민이 외면당하고 소외받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며 "위대한 국민을 우롱하고 모독하는 저급한 정치는 바로 문 대통령과 이 지사가 하고 있지 않냐"고 재반박 하며 두 사람의 신경전이 달아 오르기도 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연초부터 이 지사를 향해 공세를 펼치고 있다. 그는 "이 지사는 무슨 '알라딘의 요술램프'라도 손에 쥐고 있는 듯 하다"며 "국가 재정을 ATM 현금인출기처럼 여기는 발언에 어안이 벙벙하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이 지사를 향한 야권 잠룡들의 비판 행렬이 향후 대권 행보를 위한 존재감 드러내기로 보고 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보수 성향 유권자들의 지지세 흡수를 통해 정체하고 있는 지지율 끌어올리기로 보인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지지율 거품이 꺼졌지만, 다른 야권 후보들의 지지율이 오르지 않자 절박함이 작용한 것"이라며 "이 같은 움직임은 본격적인 대선 체제가 될 때까지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정치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