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과 책상사이] 시간관리

  • 윤일현 시인·지성교육문화센터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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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4-19 07:55  |  수정 2021-04-19 08:05  |  발행일 2021-04-19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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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기다리거나 물량이 제한된 물건을 사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을 때, 시간은 실제보다 느리게 흐른다고 느낀다. 반면 매우 즐거운 일에 몰입해 있을 때는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시간이란 무엇인가? 위키백과에 있는 몇몇 과학자들의 주장을 살펴보자. 뉴턴의 시간은 공간과 더불어 언제 어디서나 변하지 않는 항상 균일하게 흘러가는 실체였다. 칸트에게 시간은 실체가 아닌 관념일 뿐이고, 공간과 시간은 인간이 가진 감성의 형식적 조건에 지나지 않았다. 뉴턴의 고전 물리학적 관점에 따르면 모든 위치에 있는 시계는 똑같은 시간으로 맞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모두 일정하게 흘러간다.

아인슈타인의 특수 상대성 이론은 뉴턴의 주장을 부정한다. 그는 광속 불변의 원리에 따라 '빛 시계'를 가정하면 움직이는 물체 안에서 시간은 느리게 간다고 주장했다. 이 사실은 후에 증명되었다. '빛 시계'는 일정한 거리를 위아래로 한 번 왕복하고 돌아오면 1초가 지나는 시계다. 이 시계를 움직이는 기차 안에 두면, 이 빛이 이동하는 거리는 기차 밖에 있는 빛 시계의 빛이 이동하는 거리보다 길어지게 된다. 빛은 언제나 같은 속도로 움직이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기차 안의 시간은 느리게 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시간 지연 효과는 시간이란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일정한 속도로 흘러간다는 기존의 관념을 통째로 뒤엎는 것이었다. 시간은 속도와 움직임이 다른 개체들에 모두 다르게 흘러가며,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흘러가는 시계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현실적 삶에서도 시간은 사람에 따라 그 길이가 달라진다고 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하루를 일주일보다 길게 활용하고 또 어떤 사람은 일주일을 한 시간처럼 낭비해버린다. 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상징직인 인물로 총리를 네 번이나 역임한 윌리엄 글래드스턴은 시간을 낭비하지 않은 사람으로 유명하다. 그는 열다섯 살에 시작하여 백내장으로 실명한 여든다섯 살까지 일기를 썼다. 그는 일과를 15분 단위로 나누어 기록했다고 한다. 그는 일기장을 가장 귀중한 선물인 시간의 회계장부로 활용했다는 것이다. 공병우 박사는 글래드스턴 총리의 성공 비결은 15분 단위로 기록한 '시간 가계부'였다고 말한다.

미화 100달러 지폐의 주인공인 벤저민 프랭클린이 서점에서 일할 때 어느 손님이 그에게 책값을 묻자 5달러라고 답했다. 손님은 책을 사지 않고 나갔다가 잠시 후 다시 들어와 그 책값이 얼마냐고 물었다. 6달러라고 했다. 손님이 왜 6달러냐고 묻자 자신이 책 읽는 귀중한 시간을 빼앗았기 때문이라며 "Time is money"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승자는 시간을 관리하며 살고, 패자는 시간에 끌려다닌다는 말이 있다. 젊은 날 효율적인 시간 관리법을 터득해야 한다. 학창 시절은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윤일현〈시인·지성교육문화센터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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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일현 시인·지성교육문화센터이사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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