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의 길] 자유를 위한 희생

  • 이승로 새마을문고 대구시지부 회장·수성고량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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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6-11   |  발행일 2021-06-11 제14면   |  수정 2021-06-11 07:45

이승로
이승로 (새마을문고 대구시지부 회장·수성고량주 대표)

1950년 6월25일 일요일. 전쟁이 시작되었다. 도쿄 주재 뉴욕 헤럴드 트리뷴지의 마거릿 히긴스는 바로 비행기에 올랐다. 이미 김포공항은 개전 이틀 만에 폭격으로 불바다가 되었다.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서울로 입성한다.

미 군사고문단에 합류하자마자 비보가 날아든다. "아이고, 큰일이야! 한강 다리가 끊겼네!" 어렵게 한강 도하를 하고 수원으로 도보 행군을 한다. 수원 비행장에서 맥아더 장군과 만나면서 특종을 건진다.

인천상륙작전에는 승선을 거부하는 함장들이 많았다. 맥아더의 허락을 얻어내고 설득했다. 여성이라 안된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녀는 현장의 최전선에 있기를 즐겼다. 타이핑하는 장비만 둘러메고 상륙전단에 올라 불붙은 해안으로 상륙하고 서울로 진격하는 해병대를 따랐다.

히긴스는 전쟁 전 서울에서 인터뷰한 한국 기자들을 회고했다. 기자들은 비록 공산주의자들의 주도하에 통일이 되더라도 2개의 적대적인 나라로 분열되는 것보다 낫다고 했다. 그러나 1·4후퇴 시 그들은 서울에 없었고 제일 먼저 피란 대열에 끼여 서울을 떠나 버렸다. 히긴스는 "한반도에서 우리는 준비하지 않은 전쟁을 치름으로써 값비싼 대가를 치렀다. 또한 승리는 많은 비용을 요구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패배할 때 치러야 할 비용보다는 훨씬 저렴할 것"이라고 했다.

그녀는 전쟁 이틀 후인 6월27일 이후 6개월간 여성으로서 견디기 힘든 여건에서 미군과 함께 전장을 누볐다. 여성으로서의 매력을 잃지 않았고 특별한 대접도 바라지 않았다. 1951년 1월1일 이 책을 출간하고 전 미국을 돌며 한국을 도와야 한다고 역설했다. 여성 최초로 퓰리처상을 받았다.

마거릿 히긴스는 1953년부터 베트남 전쟁에서 프랑스의 패배를 취재했다. 1955년 냉전 시절 소련 철의 장막 속을 여행했다. 161년 콩고 내전과 1963년 베트남전을 취재했다. 마흔다섯의 길지 않은 세월을 불꽃같이 살다간 여인이다. 자유를 위한 희생을 호국의 달에 읽어보길 권한다.

이승로〈새마을문고 대구시지부 회장·수성고량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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