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릴레이 .18] 손은옥 KBS 리포터…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

  • 손은옥 KBS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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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6-18   |  발행일 2021-06-18 제15면   |  수정 2021-06-18 07:59

손은옥리포터

지난해 이맘때의 나를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좌절, 실망, 불안, 우울 등 부정적인 단어들이 가장 적절할 것이다. 그때 선물 받은 책이 류시화 시인의 에세이집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이다. 이 책에는 시인의 대학 시절 경제적으로 궁핍하고 힘들었던 시기에 관한 이야기들이 많이 담겨있다.

작가는 얘기한다. '힘든 일은 삶의 일부일 뿐 전부가 아니다. 문제와 화해하고 받아들일 때 그 문제는 작아지고 우리는 커진다.' 생각해보면 나는 그리고 우리는 삶에서 힘든 순간을 마주했을 때 그 순간을 그리고 그 일들을 삶의 전부인 것처럼 좌절하고 회피하고 거부하려 든다. 저자는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캄캄한 방에서 글을 쓰면서도 이런 상황 또한 작가가 글을 쓰기 위해 겪는 과정으로 생각하고 글을 쓰는 데 있어 소중한 밑거름이자 자양분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다면 힘든 과정을 이겨내고 더욱 강해지기 위한 메시지를 이 책에서는 어떻게 던져주고 있을까? 바로 '인생 만트라'를 외치는 것이다. 산스크리트어에서 '만트라'의 '만'은 '마음'을 의미하고 '트라'는 '도구'를 뜻한다. 그대로 번역하면 '마음 도구'다. 특정한 음절이나 단어, 문장을 반복하면 강력한 파동이 생겨 마음이 초능력에 가까운 힘을 갖게 된다는 것이 만트라의 원리다. 즉, 내 마음의 그리고 나만의 주문 같은 것이다. 저자의 만트라는 '숨'이라고 한다. 불안할 때 혹은 감정적이거나 화가 날 때 '숨!'이라고 말하며 심호흡을 하면 감정이 다스려진다는 것이다.

책을 덮으며 나도 인생 만트라를 만들었다. 바로 '즐기자!'다. 나는 어떤 하기 싫은 일을 하게 되거나 회피하고 싶은 일을 마주했을 때 '피할 수 없다면 즐기자!'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했다. 하지만 인생에서 힘든 시간을 보낼 때는 보통 사람보다 더 우울해하고 몇 날 며칠이고 웃질 않았다. 생각을 바꾸고 보니 하루하루가 즐거워지기 시작했고 어떤 어려움이 닥쳐와도 나의 인생 만트라인 '즐기자!'를 외치면 그 순간도 씩씩하게 이겨낼 수 있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손은옥 KBS 리포터는 '북 릴레이' 다음 편에 김은곤 KBS PD를 추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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