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한식 세계화

  •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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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7-19   |  발행일 2021-07-19 제27면   |  수정 2021-07-19 07:09

경북 안동의 유학자 김유(1491∼1555)부터 그의 손자 김영(1577∼1641)에 이르기까지 3대가 저술한 음식조리서 '수운잡방(需雲雜方)'이 보물로 지정된다. 음식조리서가 보물로 가치를 인정받은 것은 처음이다. 조선 초기에 나온 수운잡방은 조선 시대 양반들이 제사 지내고 손님 모시는 문화를 보여주는 자료이자 전통 조리법과 음식 저장법, 조선시대 초기와 중기 음식 용어를 알 수 있는 책이라는 점에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지금까지 알려진 조선 전기 조리서가 극히 드물어 희소성이 있고 당시의 음식 문화를 담고 있어 독창성이 돋보이는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수운잡방이 보물로 지정되면서 경북지역의 요리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이미 조선 중기 안동장씨 장계향(1598~1680)이 남긴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조리서 '음식디미방', 의성김씨 대종가의 종손들이 소장했던 조선 후기 한글조리서 '온주법(蘊酒法)' 등 옛 조리서가 다수 발견됐다. 지난해에는 간서 이정룡(1798∼1871)의 집안에서 대대로 내려오던 고조리서 '음식절조(飮食節造)'가 추가로 확인됐다. 이는 예부터 경북지역에서 음식이 발달했고 '법도(法道)' 있는 음식이 많았다는 방증이다.

이미 영양군은 '장계향문화체험교육원'을 열고 음식디미방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전통음식문화 확산사업을 의욕적으로 펼치고 있다. 조리서에 남겨진 요리를 현대적으로 되살려내고 활용 폭을 넓히려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고조리서는 조선시대 경북지역 양반가의 음식을 명품 브랜드로 키워갈 수 있는 귀중한 문화유산이다.

한류 열풍을 타고 한식 세계화에 관한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한식이 일식·양식처럼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음식의 종류나 다양성, 요리방식과 맛, 건강성 등 여러 면에서 한식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채소를 다양한 방식으로 조리해 건강에 좋은 웰빙식이자 다이어트식이다. 우리의 음식과 음식문화는 세계에 내놓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한류 자산이다. 그 중심에 경북 음식이 있다. 김수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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