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올림픽] 한국여자배구, 45년 만에 올림픽 메달 노린다

  •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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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8-05   |  발행일 2021-08-06 제18면   |  수정 2021-08-06 07:56
6일 브라질전 승리시 결승 진출...지면 동메달 결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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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8강 한국-터키전에서 승리해 4강 진출이 확정되자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여자배구가 45년 만의 올림픽 메달까지 단 1승만 남았다. 준결승과 결승 2경기 가운데 첫 번째 맞수는 '세계 2위' 브라질이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6일 오후 9시 일본 도쿄 아리아케 경기장에서 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준결승 브라질전을 치른다.

이 경기에서 한국이 이기면 여자배구 사상 최초로 올림픽 결승 진출이라는 위업을 달성함과 동시에 1976년 몬트리올 대회 동메달 이후 45년 만에 올림픽 메달을 확보하게 된다.

한국은 '배구 여제(女帝)' 김연경(33·중국 상하이)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세계의 강호들을 차례로 무너트리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조별리그에서 세계 랭킹 6위의 도미니카공화국을 상대로 3-2로 제압하고 5위 일본도 3-2로 꺾었다. 이어 4위 터키와의 8강전까지 3-2로 잡아내면서 3경기 연속 5세트 접전 끝에 짜릿한 승리의 맛을 봤다.

김연경은 8강 터키전까지 6경기를 뛰면서 115득점(공격 102득점·블로킹 9득점·서브 4득점)을 올려 이번 대회 득점 2위에 올라있다. 특히, 일본전에선 무려 30득점을 올리면서 올림픽 배구 사상 처음으로 개인 통산 네 차례 '한 경기 30득점 이상 득점'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김연경의 가치는 공격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온몸을 던지는 수비로 동료들에게 투혼을 불어넣고 있다. 김연경은 세트당 디그 2.63개로 4위, 리시브 성공률 60.92%(8위)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브라질은 강하다. 세계 랭킹 2위이자 2012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전통의 강호다. 이번 대회에서도 6전 전승, '무패 행진' 중이다. 한국은 조별리그 1차전에서 브라질을 만나 0-3으로 완패했다. 당시 1세트에서 브라질이 25점을 획득하는 동안 한국은 겨우 10점을 얻는 데 그쳤다. 역대 전적에서도 한국이 18승 45패로 절대적 열세다.

게다가 브라질에도 한국의 김연경 같은 '슈퍼스타'가 존재한다. 페르난다 로드리게스는 이번 대회 92득점(공격 83득점·블로킹 5득점·서브 4득점)으로 득점 3위에 올라 있고, 공격 효율에선 1위(41.92%)를 달리고 있다. 수비에서도 김연경 못지않은 디그 10위(세트당 1.86개), 리시브 6위(성공률 67.42%)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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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한국과 브라질의 조별리그 1차전 경기에서 한국 김연경이 공격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이 브라질을 잡고 결승에 오르기 위해서는 촘촘한 전술과 전략이 필요하다. 한국은 서브를 가장 중요한 득점 루트로 둔다는 복안이다. 이미 터키전에서 박은진의 좋은 서브가 상대의 리시브 라인을 흔들며 중요한 점수를 가져온 경험이 있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한국 여자 대표팀 감독은 "서브를 누가 효과적으로 넣느냐에 따라 우리의 전략은 달라진다. 좋은 서브를 넣는 게 우리의 첫 번째 목표"라며 중요한 순간 서브의 방향과 리시브 대상을 지목하는 전략을 밝히기도 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은 '김연경 일변도'가 극심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 브라질전에서도 김연경 혼자서 한국이 올린 51득점 가운데 1/4에 달하는 12점을 책임졌다. 하지만 경기를 치르면서 한국 대표팀의 조직력과 정신력이 끈끈해졌다.

박정아(28·한국도로공사)가 득점 8위(65점)로 김연경의 부담을 덜어주면서 리시브 성공률도 42.54%로 김연경을 이어 9위에 올라 있다. 주전 세터를 맡은 염혜선(30·KGC인삼공사)은 세트 3위(세트당 8.04개), 서브 5위(세트당 0.29)로 맹활약 중이고, 리베로 오지영(33·GS칼텍스)은 디그 2위(세트당 3.00개)로 좋은 수비를 펼치고 있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의 최종 목표는 '메달 획득'이다. 브라질을 잡는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지더라도 동메달을 거머쥘 기회가 남아있다. 때문에 반드시 이겨야 하는 브라질에 비해 부담이 적은 편이다. 한껏 오른 기세를 잘 살린다면 또 하나의 기적을 기대해볼 만하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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