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 대통령 후보들은 왜 말이 없는가

  • 우동기 대구가톨릭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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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9-06   |  발행일 2021-09-06 제26면   |  수정 2021-09-06 07:21
인구소멸은 지방소멸 불러
지방대학도 문 닫아야 할 판
초중고 교육기간 단축하고
젊은층 入職 연령 낮추는 등
위기 극복할 해법 제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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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기 대구가톨릭대 총장

대선의 계절이 돌아왔다. 범여권과 범야권에 걸쳐 20여 명의 대선 주자들이 내년 3월 20대 대통령 선거의 예비후보로 나섰다. 후보들마다 모두 자신이 대한민국을 이끌 대통령으로서 적임자라는 점을 역설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 존립과 관련된 인구소멸과 지방소멸이라는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는 대선 주자는 보이지 않는다.

현재 대한민국이 맞이하고 있는 최우선의 국가적 과제는 인구소멸과 지방소멸의 문제다. 우리나라의 2020년 출산율(0.84명)은 세계 최저 수준이다. 옥스퍼드대 인구문제연구소는 지구상에서 제일 먼저 사라질 나라로 대한민국을 꼽았다. 지난달 감사원이 발표한 '인구 구조변화 대응실태' 보고서에 의하면 2017년 5천136만명이었던 우리나라 인구는 2047년에는 30%가 줄어들고, 2117년이 되면 현재 인구의 30%만 남게 된다.

인구소멸은 필연적으로 지방소멸부터 가져 온다. 감사원의 보고서에 의하면 전국 229개 시·군·구 중 2017년에는 36.2%(83개)가 소멸위험 지역에 해당했지만, 30년 후가 되면 모든 시·군·구가 소멸위험 지역이 된다. 지역소멸과 함께 지방대학도 큰 어려움에 봉착한다. 인구가 줄어드니 학령인구 또한 줄어들어 20년 후에는 대부분의 지방대학은 문을 닫아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지난해 출생인구는 약 27만명으로 이들의 80%가 대학에 진학한다고 할 때 대학 지원자 수는 20만명으로 수도권 대학 정원과 같다. 여기에다 지방의 의대, 간호대, 약대와 3군 사관학교, 카이스트 등의 특수대학교의 정원을 더하면 27만여 명에 달한다. 작년에 태어난 아이들의 100%가 대학에 진학한다 해도 수도권 대학과 일부 선호도 높은 몇몇 지방대학 및 특수대학교의 정원에 불과하다. 지방대학은 지원자가 하나도 없게 되는 현실이 점점 닥쳐오고 있다.

인구가 재앙적으로 소멸하는 문제의 해결을 위한 방안의 하나로 젊은 사람들의 입직(入職) 연령을 낮추는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늦은 입직은 경제 전반의 생산력 감소와 소비 위축 및 만혼(晩婚)과 비혼(非婚) 증가로 인해 출산율 저하로 이어진다. 우리나라의 입직 연령은 OECD 평균인 22.8세보다 3.5년이나 늦다. 영국(20.4세), 독일(21.7세) 등과 비교하면 차이는 더 커진다.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초등 1년, 중등 1년을 더 공부한다. 게다가 청년들의 경우 군 입대 기간까지 더해지니 입직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 입직 연령을 낮추기 위해서는 학교 교육 기간을 줄여야 한다. 일제강점기부터 이어온 교육시스템인 '6+3+3'학제를 손질해 입학 연령을 앞당기거나 초등 6년 과정을 5년으로 단축하는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 학문의 수요와 직업의 생명주기가 급격하게 변화되고 짧아지는 시대에 대학 재학기간도 지금처럼 꼭 4년을 고집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대구가톨릭대는 1년 3학기제 운영으로 3년 만에 학사학위를 취득하는 유스티노자유대학을 전국 최초로 설립했다.

인구소멸과 지방소멸의 문제는 국가 형성 기반의 문제이고, 나아가 국가 존립과 관련된 문제다. 그러니 그 해법 마련을 위해 기존의 제도나 관행의 틀 안에서 머뭇거려서 될 문제가 아니다. 국가의 에너지를 총집결하는 국가적 어젠다로 설정해 인구소멸 문제에 대한 파격적인 대안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 그런데도 대통령 후보들은 공정, 정의, 복지, 개혁만 외치고 있다. 인구문제, 지방소멸 문제에 대해서 왜 후보들은 말이 없는가?
우동기 <대구가톨릭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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