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맘상담실] 의사소통 능력 향상 시키기

  • 권혁준
  • |
  • 입력 2021-09-13 07:59  |  수정 2021-09-13 08:06  |  발행일 2021-09-13 제13면
"상대의 말에 귀 기울여 듣는 태도부터 길러줘야"
나 혼자만의 지식으로 성공 한계
다양한 영역간 융합 필요한 시대
의사소통은 타인을 이해하는 것
마음 활짝 열도록 적극 질문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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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적 상황과 문제 해결을 위한 의사소통 장면. 〈대구시교육청 제공〉


토의·토론 중심의 학습에서 친구들과 의견을 나누며 말하기를 부담스러워하는 학생이 많다. 반면, 다양한 의견을 나누면서 적극적으로 의사를 소통하는 학생도 있다. 교우관계에서도 친구와 친하게 지내고 싶어하는데 이런 마음과는 다르게 친구와의 싸움이 잦다는 학부모의 고민을 흔히 접할 수 있다. 자녀가 수업에서 적극적인 의사소통을 통해 배움을 얻고, 생활에서 긍정적인 의사소통으로 원만한 교우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현직교사에게 의사소통 능력 향상에 대한 궁금증과 필요한 해답을 들어보자.


Q: 왜 의사소통 능력이 중요한가요.

A: 의사소통 능력은 인간이 사회생활을 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능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의사소통은 서로의 생각을 말, 행동, 글 등을 통해 주고받는 것을 말합니다. 즉 의사소통이 원활하다는 것은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가 상대방에게 잘 이해되고 받아들여지며, 또 상대방이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가 자신에게 잘 이해되고 받아들여지는 상태를 말합니다. 사람들은 의사소통을 하면서 서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차이를 인정하고 갈등을 해결하기도 합니다. 더구나 우리가 사는 이 시대와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가야 할 미래에는 나 혼자만의 지식으로 성공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다양한 전문 영역 간의 융합이 필요한 시대이며, 내가 가진 지식과 타인이 가진 지식이 협력이라는 이름으로 공유될 때 더 큰 발전을 이룰 수 있습니다. 이렇게 협력의 중요성이 커질수록 다양한 의사소통 능력 또한 그 필요성이 더욱더 커진다고 볼 수 있겠지요. 소통이 잘 되면 당연히 협력도 더 잘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Q: 의사소통을 잘 하기 위해 갖춰야 할 것이 무엇인가요.

A: 첫째로 경청하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말의 내용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의도, 마음까지 이해하는 것입니다. 상대방에 대한 관심, 배려, 이해가 없이 나의 말만 일방적으로 하는 것은 진정한 의사소통이 될 수 없겠지요. 많은 어머니들이 자녀가 발표를 시원하게 잘 못한다고 걱정을 하십니다. 하지만 발표를 잘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상대방, 즉 교사나 친구들의 말을 잘 들어야 합니다. 발표는 상대방의 질문이나 말에 대한 반응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둘째로 질문을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의사소통은 나를 표현함과 동시에 상대방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질문은 적극적으로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는 통로가 됩니다. 반대로 질문을 받았을 때 나를 더 잘 표현할 수 있기도 합니다. 수업을 진행하면서 아이들에게 질문을 하지 않고 교사가 혼자 설명을 한다면 아이들은 자신을 표현할 수 없게 됩니다. "왜"라고 질문을 해 주었을 때 아이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비로소 펼쳐 보일 때가 많았습니다. 질문은 표면적으로 의사소통의 중요한 수단이 되기도 하지만 그 외에도 생각을 자극하고 정보를 얻고 마음을 열게 하는 등 다양한 이점이 있습니다.

Q: 가정에서 우리 아이가 경청을 잘 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어떻게 도와주어야 할까요.

A: 첫째, 상대의 말을 귀 기울여 잘 듣는 태도를 길러 줍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상대가 말할 때 눈을 쳐다보고 집중하며 물건을 만지작거리는 등의 불필요한 행동을 하지 않도록 합니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구나" 등의 추임새를 넣어 주도록 합니다.

둘째, 상대의 마음을 귀 기울여 잘 듣는 태도를 길러 줍니다. 말하는 단순한 내용만을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말하는 이유까지 새겨듣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대화를 할 때 상대방의 표면적인 말 이면에 '이 말을 하는 이유가 뭘까' '이 말을 할 때 친구의 마음이 어땠을까' 등을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하면 좋겠습니다. 또한 책을 읽고 난 후에도 등장인물이 한 말을 살펴보고 그 말을 한 이유와 등장인물의 마음을 함께 생각해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은 방법 중의 하나입니다.

셋째, 열린 마음으로 상대의 마음을 수용하는 태도를 길러 줍니다. 상대의 말이 정말 맞다면, 나의 생각을 바꿀 수도 있는 열린 마음이 참다운 경청의 완성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실 위에 제시한 방법들은 부모님들이 자녀에게 "이렇게 하면 좋아"라고 말로 가르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만약 부모님들이 말로 가르친다면 자녀들도 머리로만 이해할 것입니다.

자녀들에게 경청에 대한 지식이 아닌, 경청하는 태도를 길러주기 위해서는 부모님의 모델링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녀가 이야기할 때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눈을 쳐다보며 집중하여 들어 주세요. 그리고 그 말을 왜 하는지 자녀의 마음을 헤아려 주세요. 때로는 자녀의 말이 맞다면 자신의 주장이 잘못됨을 인정하고 자녀의 의견을 수용해 주세요. 이러한 부모님의 모델링과 가르침이 병행이 될 때 자녀는 경청하는 태도를 잘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

Q: 가정에서 우리 아이가 질문을 잘 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어떻게 도와주어야 할까요.

A: 첫째, 사실적인 질문을 만들어 보게 합니다. 독서를 하고 나서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와 관련된 질문을 자녀가 만들고 부모님이 대답을 합니다. 기본적인 질문을 만들 수 있는 근육도 생기고 질문을 만들기 위해 책 내용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겠지요. 독서뿐만 아니라 그림을 감상하거나 가정에서 일어난 작은 에피소드들에 대해 질문을 만들고 서로 질문에 대한 답을 하는 등 다양하게 적용해 보세요.

둘째, 상상력을 자극하는 질문을 만들어 보게 합니다. '만약~라면' '만약~했다면' '만약~한다면'과 관련된 질문을 위의 예와 같은 다양한 상황에서 만들어 보게 합니다.

경청과 마찬가지로 질문 또한 부모님들의 모델링이 좋은 교육방법이 될 것입니다. 자녀에게 많은 질문을 하길 바랍니다. 자녀의 마음을 열 수 있는 좋은 질문을 하려면 그만큼 자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관찰을 하셔야 하겠지요?

지금까지 소개한 경청과 질문을 활용한 의사소통, 가정에서 부모님과 자녀 사이에 먼저 적용해 보세요. 부모님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이 학교에서의 원만한 교우관계, 자기주도적 배움 활동의 중요한 영양분이 될 거예요.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도움말=김춘희 대구강림초등 수석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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