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76주년 기획 - 영남일보 독자 스토리] 대구 평리동-김규오씨 "후손에 물려줄 소중한 지식 신문서 발굴"

  • 김호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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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0-12   |  발행일 2021-10-12 제13면   |  수정 2021-10-13 08:21
아침마다 종이신문 깊은 맛 음미
특종기사 등 엮은 책 22권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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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오 할아버지가 자신의 집에서 영남일보에 나온 기사 등을 스크랩해서 직접 만든 책을 보여주고 있다.

2007년부터 영남일보를 구독하기 시작한 김규오 할아버지(87·대구시 서구 평리동)는 "대구경북의 역사, 문화재, 나무이야기 등에 관심이 많았다. 대구 골목문화유산해설사 1기로 활동하면서 신문 스크랩을 시작했다. 폐지로 버리기에 너무 아깝고, 후손들에게 알려줄 소중한 지식들을 책으로 엮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면서 그동안 자신이 직접 만든 '골목은 살아있다(6권)' '읽고 또 읽고(16권)'의 책을 꺼내 들어 보였다.

김 할아버지가 자체 제작한 이 책들은 대구문화재지킴이 봉사단원들의 교육용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현재 대구문화재 지킴이 봉사단체 고문직을 맡고 있는 김 할아버지는 "신문에 실린 내용 중 이지용 기자의 '노거수 이야기', 이춘호 기자의 '음식이야기', 류혜숙씨의 여행기, 김종욱씨의 달구벌 이야기, 스토리가 있는 대구도심이야기, 시민기자들의 지역밀착형 동네뉴스 등은 즐겨읽는 아이템"이라면서 "대구경북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문화재를 지켜내는 봉사단원들에게 책으로 엮어 교육과 나눔의 귀한 자료로 제공하고 있다"며 뿌듯해 했다.

슬하에 3남2녀, 9명의 손자손녀, 2명의 증손자를 둔 김 할아버지는 "수중에 자녀들에게 물려줄 돈은 별로 없다. 후손들에게 무엇으로 보답하고, 남은 생을 잘 마무리할 수 있을까 생각한 끝에 신문기사 중 삶의 지표가 될 기고문, 오피니언 칼럼, 생활의 지혜, 시대의 사회상, 특종기사, 주요 통계나 지표 등을 오려 책으로 만들기 시작해 매년 150~200쪽 가량의 책을 5권씩 만들었다"면서 "여기에 봉사활동 시 작성한 자료들, 주례사 등 나의 견해가 반영된 손 글씨도 포함되어 있다"고 책을 소개했다.

새해 아침 가족들이 모일 때면 김 할아버지는 자손들의 새배를 받고 새뱃돈과 함께 직접 편집해 만든 책을 선물해왔다. 스마트폰과 카톡, 문자로 해결해 버리는 세태지만, 김 할아버지는 "내년에 자손들에게 줄 '읽고 또 읽고' 17권을 준비하면서 반겨줄 후손들을 떠올린다. 아침마다 뒤적이는 종이신문의 깊은 맛을 음미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영남일보에 감사드리며, 창간 76돌도 함께 축하드린다"며 환하게 웃어보였다.

글·사진=김호순 시민기자 hosoo0312@gmail.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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