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군위 대구편입 운명의 날, 정치권이 결자해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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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0-13   |  발행일 2021-10-13 제27면   |  수정 2021-10-13 07:10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이틀 전 지역 국회의원과 도의원 전원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에 대한 협조를 당부하는 내용이다. 긴급히 구조요청을 한 셈이다. 오늘과 내일이 '운명의 시간'이다. 오늘 도의회 행정보건복지위원회에서 안건을 심사하고, 14일 본회의에서 표결이 이뤄진다. 군위 편입은 물론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의 운명에도 중요한 분기점이 되는 표결이다. 한 뿌리 대구경북이 상생하면서 대한민국의 중심지로 부활하는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지역 선량들의 대승적 결단을 바란다. 결정은 경북도의회가 하지만, 국회의원들이 마법의 열쇠를 쥐고 있음을 모르지 않는다.

이 도지사는 국회의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군위군의 대구 편입에 대해 지역 국회의원으로서 매우 어려운 결정을 하셨다"며 먼저 고마움을 표했다. 지난해 공동합의문에 지역 국회의원 전원이 서명한 사실을 상기한 것이다. 그런 면에서 지역 국회의원들이 현 상황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 도지사는 또 "4차 산업혁명시대는 문화관광 산업이 매우 중요하며, 그 중심에 공항이 있고 순조로운 공항건설을 위해 군위 편입은 필요하다"며 도의원들과 뜻을 모아주기를 간곡히 부탁했다. 편입을 반대하는 도의원들의 뒤에 이들의 공천권을 쥐고 있는 국회의원들의 영향력이 존재하는 것은 불문가지다.

지역 정치권 일각에 군위가 대구로 편입된 이후의 변화에 대해 걱정하는 시각이 있음을 잘 알고 있다. 경북지역 수많은 국회의원 선거구가 조정되고 선출직 수도 줄어들어 정치적 영향력이 감소할 것이란 우려다. "지역 주민들이 극렬 반대한다"는 변명은 정치적 소리(小利)를 감춘 책임 전가 아니겠는가. 대구경북의 상생과 미래 발전을 위한 보다 대승적 결정이 필요하다. 군위 편입이 꼬일 경우 통합신공항 사업 역시 회복 불능의 구렁텅이로 빠진다. 지역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은 탓에 편입을 둘러싼 작금의 갈등이 벌어진 것에 대구시와 경북도의 책임이 작지 않다. 주민 대표성을 지닌 경북도의회와 지역 국회의원들이 결자해지 차원에서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결단을 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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