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유방암 원인과 진단…30세 이상 여성 매월 유방암 자가진단 해야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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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1-02 07:46  |  수정 2021-11-02 07:48  |  발행일 2021-11-02 제17면
고칼로리·고지방 음식, 여성호르몬 등 원인 추정
유방 멍울, 유두 출혈·침몰 등 스스로 확인 중요
50세 넘으면 해마다 유방 검진·특수촬영 바람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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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은 여성암 중 발병률 1위다. 최근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유방암 환자 수는 2015년 15만6천533명에서 2019년 22만2천14명으로 이 기간 41.8% 증가했다. 특히 유방암 환자들의 나이도 젊어지고 있다. 국내 50대 이하의 젊은 유방암 환자 증가율은 서구권보다 높은 상황이다. 30대 젊은 여성들이 유방암 예방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최근 들어 의료보험제도의 편의, 경제적 여유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초기에 찾아오는 환자가 많아졌다. 그럼에도 유방을 수줍은 장기로 여겨 부끄러움과 두려움 때문에 병이 많이 진행된 후에 찾는 경우도 여전하다. 초기에 치료가 가능한 상태임에도 병을 키워서 찾아오는 경우가 여전히 많다는 의미다. 유방암의 경우 환자 자신이 신체적인 고통을 받는 것은 물론 주위 사람들도 정신적, 경제적, 시간적으로 많은 고통을 받는 만큼 자가진단 등을 통해 초기 진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성 10명 중 8명 이상은 유방암 검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실제로 검진에 나서는 경우는 6명 이상에 그쳤다. 한국유방암학회가 유방암 예방의 달(10월)을 맞아 수도권 및 5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20∼50대 여성 1천명을 조사한 결과다. 유방암 검진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면서도 검사를 받은 이들은 63.8%에 그친 것이다.

◆여성 호르몬 중요

전문의들에 따르면, 유방암의 원인은 현재까지 단적으로 표현될 수는 없고, 여러 가지 요인탓에 발병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통계상으로 볼 때 유방암의 발생 빈도는 국가 경제 수준과 식생활 습관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 일반적으로 고지방·고단백 식이 등으로 고칼로리의 음식을 섭취하고, 운동량의 부족, 호르몬제(25세 미만의 1천500㎎ 이상의 피임약 복용과 폐경 이후의 부적절한 호르몬 대체요법)를 많이 사용하는 선진국에서 발생 빈도가 높다. 반면 과일과 채식 등으로 식물성 섬유질을 많이 섭취하고 아이를 낳는 횟수가 많고, 모유로 아이를 키우는 저개발 국가에서는 발생 빈도가 낮다.

유방암의 99% (한국은 99.6%)가 여성에서 발생되는 만큼 여성 호르몬이 중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전체 유방암의 0.4~1%는 남성에서 발생한다. 평생 36개월 이상 젖을 먹인 여성이나 40세 이전에 난소적출술을 받은 여성은 유방암 발생률이 4분의 1로 떨어진다. 고칼로리, 고지방(20% 이상) 및 고단백질의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유방암에 걸리기 쉽다. 서른 살까지 임신 경험이 없는 여자, 25세 이하의 나이에서 혹은 첫 분만 전에 피임약을 다량(1천500㎎ 이상) 복용하는 경우나 초경이 빠르고(12세 이전), 폐경이 늦은(55세 이후) 경우 또는 비만한 여자에서 유방암의 발생률이 높다.

권선미유외과 원장(외과 전문의)은 "18세 이전에 아이를 낳으면 유방암 발생빈도는 70% 감소하며, 35세 이후에 아이를 낳으면 2배 증가한다"고 말했다.

가족력, 즉 어머니나 여자 형제 중 유방암이 있을 경우 발생빈도는 2~4배 높아진다. 유전적 요인의 유방암은 서양에서는 전체의 5~10%였지만, 한국에서는 2~3%다. 최근 유명 미국 여배우의 예방적 유방절제술은 가족력에 기인한 유전자의 발현으로 인한 유방암 발생의 두려움 때문이었다.

◆자가진단 중요

유방암의 가장 흔한 첫 소견은 유방 내 만져지는 통증이 없는 멍울이다. 암의 멍울은 양성과 감촉이 다르다. 일반적으로 양성인 경우는 멍울의 경계가 분명하고, 표면이 매끄러우며 감촉이 부드럽고 잘 움직인다. 그러나 악성인 경우는 표면이 울퉁불퉁하며, 경계가 분명하지 않고 딱딱하게 느껴지며, 침윤이 심하면 뿌리가 박힌 것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그 밖에 유두 출혈, 유두 침몰, 액와부의 림프절 종대 등이 있다. 또 피부가 오렌지 껍질처럼 울퉁불퉁하고 피부 부종이 있는 경우도 있고, 유두부의 피부 궤양(파젯씨병)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 드물게는 유방에서 혹이 만져지기 전에 뼈·간·폐 등의 전이소견, 즉 뼈의 통증, 황달 또는 마른기침 혹은 각혈 증상이 먼저 나타나기도 한다.

유방암의 진단은 본인 스스로가 할 수 있는 자가진단(breast self-examination)이 중요하다. 목욕 중 비눗물을 바르고 자기 유방을 손바닥이나 손가락으로 만져서 멍울이 있는지 확인하고, 거울 앞에서 피부색의 변화, 유두 침몰 등을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또 베개를 어깨 밑에 넣고 양쪽 유방에 멍울이 있는지를 확인한다. 이때 이상이 발견되거나 브래지어에 진물이나 핏자국 등이 묻어있으면 빨리 전문의를 찾아가 진찰을 받아야 한다.

유방암 치료의 목표는 치료에 따른 신체장애를 극소화하면서 생존율을 증대시켜 환자가 정신적으로, 기능적으로, 미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유방암 치료의 국소적 요법으로는 수술요법, 방사선요법이 있다. 전신요법으로는 화학요법, 면역호르몬요법, 표적치료가 있고, 2가지 이상 같이 시행하는 다학제적 병용요법 등이 있다. 어떤 치료법들을 조합해 어느 시기에 어느 순서로 환자를 치료해야 하는가의 결정은 유방암 치료 전문의사들이 한다. 이때문에 전문의들의 지식과 경험에 따라 재발률, 생존율이 다를 수 있다.

유방암의 완전 예방은 어렵다. 하지만 모든 암의 발생 원인은 공해, 음식물 등 환경성 발암물질로 인해 80~90%가 발생하는 만큼 고칼로리, 고지방, 고단백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금연도 필요하다. 여기에 30세 이상의 여자들은 적어도 1달에 1회 자가 진단을 하고, 40세를 넘을 경우 1~2년에 1회씩 유방 진찰을 통해 유방암의 3분의 1가량은 1차 예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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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미유외과 권선미 원장

권선미유외과 원장은 "유방암의 조기진단과 치료를 위해서는 성인이 된 모든 여성이 매달 유방의 자가 진단을 하는 게 좋다. 또 유방암의 가족력이 있는 여성은 유방암 치료 전문의에게 매년 1회 정도 유방암 검진을 받는 게 좋다. 30~40대 여성은 누구나 매년 유방 검진을 받되 유방 특수 촬영은 2~3년마다 하면 된다. 50대 이상은 매년 검진을 받고 매년 촬영해 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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