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국건정치칼럼] 이준석 마음먹기에 달린 윤석열 지지율

  • 송국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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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2-06   |  발행일 2021-12-06 제26면   |  수정 2021-12-06 07:17
당과 후보 지지율 떨어뜨린
당 대표이자 선대위원장 李
복귀하자 커플티 갖춰 입고
대선후보와 동반유세 나서
정권교체 의지는 있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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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본부장

한국갤럽의 12월 첫째 주 여론조사(11월30일~12월2일·전국 만18세 이상 1천명 대상·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에게 충격이었다. 4자 가상대결에서 윤석열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각각 36%의 지지를 받아 동률을 기록했다. 불과 2주 전 같은 조사에선 윤석열이 11%포인트나 앞섰다. 이재명은 5%포인트 오르고 윤석열은 6%포인트 까먹는 바람에 지지율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다른 조사에서도 이 기간 둘의 격차가 크게 좁혀졌다. 오차범위 안에서 윤석열이 졌다는 결과도 나왔다. 더구나 윤석열 지지율 36%는 '현 정권 교체를 위해 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는 의견(53%)에 크게 못 미친다. 야당이 이겨야 하지만 윤석열은 탐탁지 않다는 민심이 꽤 있는 셈이다.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도 국민의힘(34%)이 두 달 만에 민주당(35%)에 역전을 허용했다.

원인은 뭘까. 전문가들은 '이준석 리스크'를 첫째 이유로 꼽는다. 갤럽 조사 시점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당무 보이콧 기간은 딱 겹친다. 이준석이 취중에 '그렇다면 여기까지입니다'란 글을 SNS에 남긴 채 잠적하는 소동이 일어나자 윤석열에게 화살이 쏟아졌다. 후보로 선출된 후 한 달이 다 돼 가는데도 선대위조차 꾸리지 못하고 급기야 당 대표가 '가출' 했으니 리더십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중도층을 중심으로 형성됐다. 이준석이 지방에 모습을 나타내며 윤석열 주변을 겨냥해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 "내가 홍보비 해 먹는다고…" 같은 독설을 내뿜자 상당수 젊은 층이 윤석열 지지를 철회했다. 갤럽의 30대 응답자만 보면, 2주 전 38%였던 윤석열 지지율이 26%로 내려앉았다. 전체 지지율 하락 수치와 비슷하다. 2030 세대에 인기 있는 이준석의 어깃장 효과로 봐야 한다. 이준석이 윤석열과 그 측근들에게 탄압받는 시늉을 했기 때문이다.

이준석은 얼마 전 "윤석열 지지율이 떨어지면 후보나 당 대표가 엎드리는 모양새로 가서 김종인 위원장을 모셔 와야 한다"라고 한 바 있다. 그가 멘토로 모시는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윤석열 캠프 합류를 놓고 기세 싸움을 벌일 때다. 결과적으론 그런 말을 한 이준석이 앞장서서 윤석열의 지지율을 떨어뜨린 꼴이 됐다. 윤석열 캠프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자 홍보미디어총괄본부장인 이준석이 자기 후보의 지지율을, 당 대표인 이준석이 자기 당 지지율을 갉아먹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다. 갤럽 조사 결과가 나온 날 윤석열이 "100년에 한 번 나올 젊은 대표" "굉장히 만나고 싶다"라고 칭찬하고 울산까지 내려가자 이준석은 슬그머니 복귀했다. 그러자 이번엔 큰 판을 놓칠까 노심초사하던 김종인도 이준석이 만든 기회를 이용해 출항 엔진에 시동을 건 선대위에 올라탔다. 자기 목적을 달성한 이준석은 윤석열과 부산에 내려가 미리 준비해뒀던 붉은 후드티를 같이 입고 동반 유세를 했다. 도대체 누가 대선후보인가. 윤석열에게 "주접을 떤다"라며 작별을 고했다가 정치제자 덕분에 승선한 김종인은 다시 선대위에 자기 사람들을 끌어들이려 한다.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과 당 대표는 '정권교체가 필요하다'라는 53% 민심에 포함되는 인물일까.
서울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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