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국건의 대선 판 읽기] 洪과 원팀·安 단일화 없이도 윤석열 대선 승리 가능할까

  • 송국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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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1-26   |  발행일 2022-01-26 제4면   |  수정 2022-01-26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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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안에서 '4자구도 필승론'이 꿈틀거린다.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없이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꺾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나아가 최근 공천거래가 실패로 끝난 뒤 내부 총질을 재개한 홍준표 의원이 '원팀'에 들어오지 않아도 대세에 별 지장 없다는 말도 나온다. 권영세 사무총장이 공천거래를 맹비난해서 홍준표가 오히려 반발하게 만든 밑바탕엔 "후보경선 2위의 협조 없어도 이길 수 있다"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윤석열 입장에서 안철수가 완주해도 이긴다는 발상은 매우 위험하지만 홍준표의 합류가 정권교체의 전제조건은 아닌 걸로 파악된다.

◆윤석열-안철수 단일화= 국민의힘은 물론 국민의당 안에서도 협상파와 자강파가 양립 중이다. 국민의힘에선 윤석열의 지지율이 오르면서 자강파의 목소리가 더 커졌다. 어차피 이대로 쭉 가면 대권을 잡는데, 안전판을 마련하려고 공동정부 구성을 전제로 한 단일화를 추진할 필요가 없다는 게 자강파의 주장이다. 논공행상에서 안철수 몫을 떼주지 말고 '독식'하자는 이해타산도 작용했다. 이준석 대표가 "대부분 조사에서 우리가 1위를 기록하는데 어떻게 2등과 3등의 언어인 단일화를 꺼내겠나"라고 한 대목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이런 인식엔 함정이 있다. 현재 윤석열의 지지율은 '불안한 1위'다. 상당수 여론조사에서 가장 수치가 높지만 오차범위 안에 있는 게 대부분이다. 일부 조사에선 오차범위 안에서 뒤지기도 한다. 심지어 여의도 정가에선 일부 친여 성향 매체와 조사업체가 야권후보 단일화를 무산시키려고 일부러 '지지율 1위 윤석열'을 유도하는 질문을 한다는 '여론조사 음모론'까지 퍼져 있다. 음모론은 신빙성이 약하지만 실제로 윤석열이 2위로 떨어질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본부장(본인·부인·장모) 리스크'가 완전히 소멸되지 않은 데다 막판에 돌출변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협상파는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설 연휴 전이라도 단일화를 공론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설 연휴 친지들이 모이는 밥상머리 민심에 '반(反)문재인 야권후보 단일화론' '윤석열-안철수 공동정부론'을 올려야 한다는 절박함이다. 둘째, 설 연휴가 끝나면 본격적인 대선정국이 개막되고 법정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2월15일을 전후해선 막대한 초기 선거운동 비용이 투입되므로 어느 한쪽의 포기가 어려워진다는 현실적 문제다.

결국 야권후보 단일화 논란을 요약하면 '안철수 없이도 윤석열이 이길 수는 있지만 왠지 불안하다'가 된다. 안철수 입장에선 여론조사의 흐름을 볼 때 윤석열을 꺾고 단일후보를 차지할 가능성이 어느 정도 있다고 판단되면 정치 도박을 감행할 수 있다.

◆윤석열-홍준표 원팀=불발로 끝난 공천거래가 유권자에게 알려졌으므로 홍준표의 캠프 합류가 오히려 윤석열에게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정치를 시작하면서 내세운 정의와 공정의 가치에 어긋나는 일이 시도됐기 때문이다. 단 둘만의 만찬 공간에서 '밀실야합'이 시도됐다는 자체로 윤석열에게 홍준표의 구태 이미지는 리스크다. 대선까지 넘어야 할 산이 아직도 많은데 홍준표를 합류시키기 위해 힘을 빼기엔 득보다 실이 크다.

서울본부장 so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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