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특산물 마가목으로 전통 식혜 개발…농가 새 소득원 기대

  • 정용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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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5-04 07:54  |  수정 2022-05-04 07:56  |  발행일 2022-05-04 제16면
'마가목 식혜' 상용화 정대휘씨
대형식품회사 만든 제품 보다
단백질·탄수화물 3~4배 높아
장내 소화·체내 흡수력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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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울릉도 마가목식혜 제품을 출시하고 본격적으로 판매에 나선 정대휘 대표. 정대휘 대표 제공

경북 울릉도에서 특산물을 이용해 전통 음료를 개발하며 부농의 꿈을 키워가는 임업 후계자가 있어 눈길을 끈다.

울릉도 특산품 명품화사업단 대표를 겸하고 있는 정대휘(60)씨는 국내 처음으로 울릉도 특산물 마가목 열매를 이용해 전통 음료인 식혜를 개발했다. 지역 농민들의 새로운 소득원으로 만들기 위해 시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정씨는 "예부터 나무 중 으뜸은 마가목이라 할 만큼 몸에 이롭다는 울릉도 마가목으로 민족 전통 음료인 식혜를 개발했다"며 신제품 출시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개발해 시판 중인 '마가목 식혜'는 천혜의 울릉도 자연환경에서 자란 마가목과 관련 수년에 걸쳐 문헌 기록을 찾아 끈질긴 연구와 시행착오를 거쳤으며, 장내 소화력과 체내 흡수력이 높은 식혜로 개발했다.

정씨는 제품 상용화를 위해 울릉도에 제조공장을 설립하려 했으나 여러 가지 어려움에 부딪히자 고전 전통 식혜 제조공장 물색에 직접 나섰다. 그 결과 2대에 걸쳐 전통방식 식혜를 제조하고 있으며 HACCP 인증을 받은 친정농업회사법인(대표 정희순)과 OEM 제조를 위한 협약을 맺었다. 무색소, 무보존료, 무카페인 '울릉도 마가목 식혜'도 그렇게 세상에 나왔다.

이 식혜를 국내 대형 식품회사에서 만든 식혜와 영양 분석을 한 결과, 단백질은 3배, 탄수화물은 4배 높고 단맛은 더욱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울릉도 마가목 열매는 담금주로 만들거나 진액을 추출하는 방법으로 활용됐다. 이번 식혜 상용화로 지역 내 임업 농가의 소득 증대에도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마가목은 장미과에 속하며 울릉도와 경북 등지에 자라는 낙엽소교목으로 높이는 7~10m에 달한다. 꽃은 5~6월 흰색으로 피며 열매는 9~10월에 붉은색으로 익는다.

목재는 조각 재료, 나무껍질로, 열매는 한방 약재로 쓰인다. 특히 열매는 신경통에 효험이 있어 술을 담가 먹는다. 이름은 새싹이 돋을 때 말의 이빨처럼 힘차게 솟아난다고 마아목(馬牙木)이라고 부르는던 데서 유래됐다.

정씨는 한때 잘나가는 농산물직판장 대표였지만 외환위기가 본격화된 1998년 운영하던 업체를 정리한 뒤 울릉도에 둥지를 틀었다. 귀농 후 정씨는 산양삼 재배에 나섰다.

울릉도는 고랭지이지만 화산암반 지역으로 물 빠짐이 좋아 산양삼 재배에 적합하다. 고로쇠 물과 명이나물은 사포닌 함량이 높아 인삼이나 산삼 특유의 향이 짙다. 이런 사실을 간파한 정씨는 2002년 울릉군 서면 삼막 지역에서 시험 재배를 시작했다.

생각만큼 산양삼 재배는 만만치가 않았다. 실패가 거듭됐지만 포기하지 않고 산양삼 재배에 매달려 귀농 10년 만에 재배에 성공했다.

그는 2016년 12월에 산양삼 재배에 성공한 공로를 인정받아 울릉군 제1호 임업 후계자로 선정됐다. 2020년 7월에는 <재>한국신지식인협회에서 산림자원 분야 신지식인에도 선정됐다. 임업 후계자(전문임업인) 불모지였던 울릉군에 귀농한 그는 임업 전문인 저변 확대를 위해 임업 후계자 양성에도 힘을 기울였다. 특히 한국임업후계자협회 중앙회 홍보실장·전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산림산업의 중요성을 널리 홍보했다.

정씨는 "울릉도의 임·특산물을 활용한 건강한 먹거리와 인체에 유익한 제품을 계속 개발해 울릉도 특산물이 명품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정용태 기자 jyt@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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