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도 중소기업은행 유치 간절하다면 부산처럼 조용한 행보보다 '으샤으샤' 전략을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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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5-05  |  수정 2022-05-04 19:42  |  발행일 2022-05-05 제2면

대구시가 '2차 공공기관 이전사업'과 관련해 일찌감치 1순위로 점찍었던 중소기업은행 유치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지역사회에서 크게 우려하고 있다. 부산시가 금융 중심지를 표방하며 산업은행(국정과제 채택)·수출입은행(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적극 추진 시사)의 유치 당위성을 적극 어필해 가시적 성과를 이끌어 낸 것과는 대조를 보인다. 중소기업 비율이 절대적인 대구의 산업 부흥을 위해선 대구시와 지역 정치권이 60년 전통의 메머드급 정책금융기관인 중소기업은행 유치에 더 공격적 행보를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4일 대구시에 따르면 2020년 9월 2차 공공기관 유치 대구 범시민추진위원회(22명)가 출범했다. 추진위 활동을 통해 유치희망 공공기관 목록(18개)을 만들었고, 이 중 중소기업은행은 유치 대상 1순위로 이름을 올렸다. 비슷한 시기 지역 국회의원이 중소기업은행법 개정안도 대표발의했다. 중소기업은행 본점을 서울특별시에 둔다는 조항을 바꿔야 했기 때문이다. 바짝 유치열기가 달아올랐지만 잠시였다. 이후 공공기관 유치 전선에 찬바람이 불었던 것. 문재인정부가 '희망고문'만 하다가 결국 공공기관 이전사업 바통을 차기 정부에 넘기기로 결론냈다. 그 여파로 대구시도 유치전 잠정 휴업에 들어갔다.


중소기업은행 유치 프로젝트는 한동안 추진동력을 잃고 표류하다 올 초 대선을 전후해서야 미세한 움직임이 다시 일기 시작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달 12일 서문시장을 방문했을 때 이재하 대구상공회의소 회장이 중소기업이 많은 대구에 중소기업은행이 오면 지역경제에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건의했다. 이후 다시 잠잠하다가 윤 후보 당선 후 꾸려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에 지역 인사들이 일부 참여하면서 희망의 끈을 이어갔다. 다행히 지역균특위가 최근 발표한 로드맵에 2차 공공기관 이전사업 추진이 포함됐다. 다만, 대구시는 중소기업은행 유치에 대한 목소리는 내지 못했다.


부산은 달랐다. 대구가 주춤하는 사이 정치권을 총동원해 차기 정부 국정과제에 산업은행 부산 이전안을 관철시켰다. 최근엔 대통령직 인수위로부터 수출입은행 부산 이전도 같이 추진하겠다는 시그널도 얻어냈다. 중요 사안 추진에 있어선 조용한 행보보다는 목청을 내며 '으샤으샤' 전략을 쓰는게 효험 있다는 점을 입증시킨 셈이다. 대구시 한 고위 관계자는 "솔직히 대구는 유치 타깃은 정했지만 연속성 없이 상황을 봐가며 툭툭 치고 빠지는 측면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일각에선 대구가 기업은행 유치에 소극적이라는 말까지 나돌았다. 대구시는 중소기업은행 유치 1순위 목표가 바뀐 적은 없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유치 필요성을 재차 거듭 강조했다. 전국 8대 특·광역시 중 대구의 중소기업 비율(99.95%)이 가장 높아 기업은행 설립목적에도 부합한다는 것이다. 대구의 중소기업 지원 대표 시책인 '스타기업 육성'과 '자동차부품업계의 미래차 전환'을 위한 원스톱 지원체계 구축을 위해선 절실하다고 했다. '지역인재 할당제'과 '이전한 기존 공공기관과의 시너지 효과'도 거론했다. 실제 중소기업 지원에 초점이 맞춰진 신용보증기금과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이전을 반기는 분위기다. 김정기 대구시 기획조정실장은 "새 정부가 인수위를 통해 공공기관 이전사업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앞으론 적극적으로 유치전략을 세우며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중소기업은행 현황
설립년도:1961년 8월 설립
직원 수 :1만3천974명 (서울 본점: 2천800여명)
주무부처:금융위원회
은행장 연봉:4억2천326만원
직원 평균 연봉:1억77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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