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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
대구 북구에 사는 박모(28)씨는 지난 3월쯤 코로나19에 확진됐다. 박씨는 코로나에서 완치된 지 2달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기침 증세를 보이고 있다. 그는 "이전에도 경미한 폐렴을 앓은 적이 있어서 가족들의 걱정이 크다"라며 "흉부 CT 검사를 예약해놨는데, 주변에서 코로나19 후유증 클리닉도 있다기에 클리닉을 방문해볼까 고민하는 중"이라고 했다.
최근 코로나19 후유증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적지 않은 가운데, 코로나19 후유증 클리닉이 속속 생겨나며 이를 찾는 완치자들도 늘고 있다. 그러나 국가 공식 지정 기관은 없는 상태라, 우후죽순 생겨나는 클리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대구지역에선 일부 상급병원과 이비인후과·한의원 등 병·의원에서 코로나19 후유증 클리닉을 자체 운영하고 있다. 대구 A병원 관계자는 "이번 달 초부터 새로 신설된 가정의학과에서 코로나19 후유증을 치료·회복하는 맞춤 진료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며 "상담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대구시에 따르면, 이들 기관들은 엄밀히 따져 국가가 공식 지정한 후유증 클리닉은 아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코로나19 비상대응 100일 로드맵 실천과제별 이행계획'을 통해 오는 8월쯤 코로나19 후유증 환자 진료·상담 의료기관을 지정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계획·시행은 되지 않은 상태라서다.
20일 대구시 시민건강국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지정된 후유증 클리닉은 아직까지 없으며, 여전히 이행기에 있다 보니 후유증 클리닉 지정에 대한 정부 공문이 내려와야 본격적인 계획이 세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 상급병원과 달리 일부 병·의원에선 '쌍화탕', '마늘주사' 등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어 자칫하면 '상술'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대구의 한 한의원에선 후유증 클리닉을 소개하며 '쌍화탕', '공진단' 등 건강기능 상품을 광고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의료 전문가들은 후유증 진단 자체가 어려운 만큼, 아직은 의학적 근거가 부족한 진단·치료를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신우 경북대 교수(감염내과)는 "후유증 증세가 다양하다 보니 한 번에 해결할 수 없고 여러 증세에 맞춰 약을 써야 하는데, 후유증이 '맞다, 아니다' 명확한 근거를 밝혀내기 어렵기 때문에 환자들이 다양한 해결책을 찾는 것 같다"며 "단순 비타민 치료 등은 정확한 방법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 후유증에 대한 활발한 연구와 실제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의학적 시도가 더 많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자인기자 jainlee@yeongnam.com

이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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