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가 미국발 물가 충격여파로 연일 추락하고 있다. 급기야 14일엔 코스피 지수의 심리적 저항선이었던 2천500선이 1년 7개월만에 붕괴됐다.
금융시장에서는 14~15일 열리는 6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통화정책회의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 연준은 빅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넘어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1.54포인트(0.46%) 떨어진 2,492.97에 장을 마쳤다.
종가기준으로 코스피가 2천500선을 밑돈 것은 2020년 11월 13일(2,493.87)이후 19월 만이다.
외국인이 2천785억원 어치를 팔아치우면서 빚어진 일이다. 기관과 개인이 각각 1천947억원, 405억원을 사들이며 방어했지만 지수 추락을 막기엔 역부적이었다.
국내 투자자들은 미 연준 통화정책회의 결과를 예의 주시중이다. 정황상 연준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 카드를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 미 시카고상품거래소 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6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자이언트 스텝)할 확률을 93.0%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10일 발표된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대비 무려 8.6%나 상승해 41년여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한 것에 대한 충격이 크기 때문이다.
자이언트 스텝 공포 때문에 국내 국고채 금리도 14일 일제히 상승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3.4bp(1bp=0.01%포인트) 오른 연 3.548%에 장을 마쳤다. 10년물 금리는 연 3.691%로 3.7bp 상승했다. 5년물과 2년물은 각각 2.4bp, 12.2bp 올라 연 3.703%, 연 3.425%에 마감했다. 국고채 금리는 일반 기업의 회사채 발행금리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금리 부담이 커지면 기업들은 회사채 발행시도를 접거나 발생 시기를 늦출 수 밖에 없어 자금 조달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국고채 금리 상승은 외국인의 대량매도로도 이어질 수 있다.
기획재정부는 금융·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이번 주로 예정된 국고채 바이백 (조기상환) 규모를 기존 예정된 2조→ 3조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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