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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비라이스 박진호 이사가 자동시설로 생산되는 누룽지를 살펴보고 있다. |
지난해 1년동안 우리나라 국민 한 사람이 쌀 56.9㎏을 소비했다. 전년 대비 1.4% 감소했다. 1인당 쌀 소비는 해마다 감소했다. 30년 전인 1991년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지난해의 2배가 넘는 116.3㎏이고, 1970년에는 136.4㎏이었다.
쌀값이 걱정이다. 요즘 쌀 소매 가격은 4만 9640원(20㎏ 상품 기준)으로 2018년 9월(4만 9465원) 이후 가장 낮다.
쌀값은 긴 장마와 태풍의 영향으로 쌀 생산이 크게 줄어든 2020년과 2021년 상반기에 약간 오르는 듯 하다가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장기적으로 쌀 생산량은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소비량의 감소 속도가 더 빨라 쌀값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지비라이스(대표 류종민·상주시 청리면)는 쌀을 가공해 누룽지와 쌀국수·떡볶기떡을 생산하는 업체다. 국내산 쌀만을 사용해 제품을 만드는 이 곳은 여느 쌀 가공공장과는 다르다.
"직장인 등 시간에 쫓겨 끼니를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바쁜 사람들이 많이 이용합니다. 예로부터 어른들 말씀이 '누룽지는 근기(根氣)가 있어 많이 안 먹어도 오랫동안 허기를 느끼지 않는다'고 하셨잖아요? 누룽지는 간단하게 조리해 먹으면 한 끼 정도는 서운치 않게 넘어갈 수 있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류종민 대표는 우리 고유의 음식인 누룽지의 좋은 점으로 '근기'를 손꼽았다. 근기는 음식이 차지거나 영양이 풍부해 먹은 뒤 오랫동안 유지되는 든든한 기운을 말한다. 누룽지 한 그릇은 쌀로 따지면 적은 양이다. 하지만 아침 허기를 채우고 점심 때까지 큰 배고픔을 느끼지 않고 지낼 수 있는 이유는 바로 '근기' 때문이다.
지비라이스는 쌀을 세척해 물에 일정 시간 불린 후 황동 불판에 구워 누룽지를 만들어낸다. 물론 전 과정은 모두 위생적인 최신 자동시설로 이뤄진다. 컵과 파우치 포장으로 생산되는데, 컵포장은 전자레인지에 1분 정도, 파우치는 뜨거운 물에 2분 정도 담가 놓으면 먹을 수 있다.
지비라이스는 일반쌀과 현미·가바(GABA)쌀 등을 원료로 쓴다. 가바쌀은 감마아미노뷰티르산(Gamma Aminobutyric Acid) 함유량이 일반 현미에 비해 8배나 많은 기능성 쌀이다.
지비라이스가 가공용으로 소비하는 쌀은 하루 3~4t. 제품의 우수성에 비해 브랜드 인지도가 낮아 OEM 제품의 생산 비중이 더 높다. 지비라이스가 생산한 제품은 주로 온라인을 통해 유통되며 이마트와 편의점에서도 찾을 수 있다.
류 대표는 "내년 하반기까지는 생산시설을 두 배로 늘리고 자사 브랜드의 인지도도 높일 계획"이라며 "지역에서 생산되는 품질 좋은 쌀을 소비자들이 다양한 형태로 접하게 하고 쌀 소비를 늘려 쌀값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글·사진=이하수기자 songam@yeongnam.com

이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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