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서 외국인 유학생 '한국어 말하기대회' 열려

  • 입력 2022-10-08 18:42  |  수정 2022-10-10 08:22

"비밀 얘기를 하고 싶은데요. 저는 사실 결혼했습니다. 게다가 두 번이나. 사실 진짜 결혼이 아닙니다. 여러분."


8일 오후 경북대 인문한국진흥관에서 열린 576돌 한글날 기념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 튀르크에 출신 커라쿠르트 메흐메트 파티흐(22·경북대 컴퓨터학과 재학) 씨가 농담을 던지자 강의실에 앉은 경쟁자들은 웃음이 터졌다.
올해로 11회째를 맞은 대회는 한글학회 대구지회 주최 및 주관으로 열렸다.

11개국 출신 대구·경북 지역 외국인 유학생 20명이 '나와 한국, 한국 생활'이라는 주제로 각 5분 동안 연단에 서서 경합했다.


커라쿠르트 씨는 '한국에 있는 나의 고향'이라는 제목으로 경북 의성에서의 농촌활동 경험을 발표해 대상을 받았다.


그는 일주일 동안 경험한 500㎏에 가까운 복숭아 채집, 분류, 포장 과정을 비롯해 전통 혼례 체험까지 사투리로 구사하며 전달했다.


의성 시골집 할머니가 해주신 밥이 "정말 달콤하고 맛있었다"고 표현하며, "함께 시간을 보낸 것만으로도 어르신들은 행복해진다"라고도 전했다.


3년 반 동안 우리말을 독학했다는 그는 우리나라에 온 지 7개월 된 학부 1학년 새내기 대학생으로 전공을 살려 인공지능 분야에서 개발자로 활동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심사평에서 "외국인으로서 자신의 농활 경험을 진솔하고 재밌게 우리말로 풀어낸 점이 우수하고, 우리말의 말맛을 외국인으로서 구수하게 살렸다"고 평가받았다.


6명의 심사위원은 표현의 유창성, 발음의 정확도, 말의 속도, 원고 숙지 등 의사소통 능력과 통일성, 내용 전개, 제시 사례 구체성, 내용의 독창성 등 발표 내용을 바탕으로 채점했다.
커라쿠르트 씨 외에도 미얀마 출신 티람 씨, 베트남 출신 짠티응억안 씨 등이 한국에서의 생활과 경험을 발표해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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