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농 희망 청년 키운다-'월급받는 청년농부제'] <2> 이광열 상일농업 대표 "기자 하며 농업에 관심…가업 이어받아 연 10만 묘목 생산"

  • 홍석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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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2-17  |  수정 2023-02-17 15:30  |  발행일 2023-02-17 제8면
조부모때부터 경산서 묘목업…60년 노하우로 경쟁력 키워

종묘사업 기계화로 노동집약 극복…자동화체계 도입 예정

[창농 희망 청년 키운다-월급받는 청년농부제]  이광열 상일농업 대표 기자 하며 농업에 관심…가업 이어받아 연 10만 묘목 생산
경산에서 과수묘목사업을 하고 있는 이광열 상일농업 대표가 기자생활을 접고 농업에 뛰어든 후의 소감을 밝히고 있다. 그는 3대째 가업을 이어가고 있다.

경북 경산시에서 과수 묘목사업을 하고 있는 이광열(34) 상일농업 대표는 농촌에서는 신세대에 속한다. 농촌사회의 연령대를 고려하면 한마디로 새파랗게 젊은 나이이지만 벌써 3년째 사과, 복숭아, 자두 등 과수 묘목사업을 꾸려가는 중이다.

그는 할아버지 때부터 경산에서 묘목업을 해왔던 가업을 이어받아 60년 동안의 노하우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현재 연간 생산하는 묘목 규모는 10만 수에 달한다.

이 대표는 "묘목은 씨앗을 파종해 나무로 키우는 방식이나 꺾꽂이(삽수) 방식이 대부분"이라며 "종자번식의 경우 유전성을 가져가지 못하는 반면 대목을 생산한 다음 적합한 열매 과수를 접붙이면 경제적인 수목으로 거듭난다"고 설명했다.

남들이 보기에는 농사를 시작하기 좋은 조건이지만 이 대표에게도 나름 아픔이 있다. 부친이 아들의 농사일을 반대했기 때문이다. 대학에서 언론학과를 나와 기자생활을 하던 아들이 고향에 내려와 농사를 짓겠다고 하니 부친의 반응은 당연했다.

이 대표는 "인턴기자를 할 때 우연찮게 농사 관련 기사를 썼다. 이후 농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농사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월급 받는 청년농부' 프로그램을 통해 농사에 대한 실무적인 부분만 아니라 농업경영에 대한 전반적인 시각을 넓혀갔다. "할아버지와 아버지 일을 도와줄 때는 일만 보였는데 스스로 해보니 그때는 보이지 않던 게 보였다"고 말했다.

상일농업을 창업한 뒤 목표를 세웠다. 첫째는 경영시스템을 바꾸는 것이다. "농사일을 해보니 시간·노동력·자본을 투입했을 때의 산출에 대한 목표치가 없었다. 경영장부를 써보니 어떻게 경영해야 할지가 대충 그려졌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는 종묘사업의 기계화다. 묘목사업은 아직까지 노동집약적 농업이다. 기계화가 걸음마 수준이다. 사람에 의존하다 보니 일하는 사람 일정에 따라 묘목 접목시기가 달라지기도 한다. 그래서 올해 자동화 체계를 부분적으로나마 도입할 예정이다.

대목 종자의 국산화에도 관심이 많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대목 종자가 수입종이다. 경산의 묘목이 좋다는 말을 듣는데 얼마나 모순적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청년들이 농업과 농촌에 더 많은 관심과 참여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청년이 농촌에서 이룰 수 있는 게 많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농촌에서는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많고 저녁 시간이 자유롭다. 나만 부지런하면 얼마든지 내 시간을 가지고 경제적인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농업의 장점을 설명했다.

글·사진=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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