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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한 은행에 설치된 예·적금 금리 안내문. 연합뉴스 |
우선 기준금리 동결을 점치는 이들은 최근 불안정한 경기상황을 예의주시한다. 수출이 부진하고 소비도 위축되는 등 전반적으로 경제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추가로 금리를 인상할 경우 물가 인하 효과보다는 금융 및 실물경제를 더 위축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일단 금리를 동결하고 미국 상황을 지켜봐야한다는 쪽에 힘을 싣고 있다. 그 이면에는 기존 7차례 (지난해 4·5·7·8·10·11월, 올해 1월)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효과를 면밀하게 살펴보고 금리인상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심리가 작용한다.
일각에선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이 5.2%로 전년 동월대비 다시 상승했지만 한은 및 정부의 물가전망치에서는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주장도 편다. 결과적으로 현재 기준금리(3.50%)를 사실상 올해 최종금리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은이 오는 23일 기준금리 인상을 점치는 이들은 아직 물가가 완전히 잡히지 않았다는 점을 내세운다. 본격적으로 경기침체가 오기전 마지막으로 금리인상을 꺼내들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지난해 가을쯤 정점을 찍었지만 생각만큼 빨리 떨어지지 않고, 지난달 물가는 다시 반등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통화긴축 기조가 예상보다 더 길어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는 점도 인상카드를 유지해야 하는 이유로 들고 있다. 미국의 물가나 경기지표를 보면 3·5월 두 차례 정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더 밟을 가능성이 있다.
만약에 한은이 이번에 동결할 경우, 다시 올리기가 힘들어질 수 있어서다. 시장에 한번 인상종결 신호가 수용되면 흐름을 되돌리는 것에 무리가 따른다는 얘기다. 이번엔 일단 베이비스텝을 밝고, 미 연준 상황을 지켜보는 게 더 안전할 것으로 여긴다. 이들은 올해 국내 최종금리가 3.75%까지는 가야할 것으로 여긴다.
앞서 미 연준은 지난 1일(현지시간)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4.25∼4.50%→ 4.50∼4.75%로 0.25%포인트 올렸다. 이에 따라 한국(3.50%)과 미국의 격차는 최대 1.25%포인트로 벌어진 상태다. 이 금리격차는 2000년 10월 (1.50%포인트)이후 가장 큰 금리 역전 폭이다. 한은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더욱이 제롬 파월 의장은 "두어 번(couple)의 금리 인상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황상 미국의 기준금리는 최종적으로 5.25%에 이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한은이 이번에 동결하면 향후 한미 금리격차는 역대 최대수준인 1.75%포인트까지 벌어질 수 있다. 국내 외국인 자금유출과 원화가치하락 압력이 더 거세질 수 있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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