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농 희망 청년 키운다-'월급받는 청년농부제'] <4> 경산 농업인 진동학·최항진씨, 동네친구 사이 20대 농업인…청년농부제로 농사일 배워

  • 홍석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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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2-28  |  수정 2023-02-28 07:10  |  발행일 2023-02-28 제7면
경산포도조합서 5년째 일해

마케팅 등 익히며 농사 준비

[창농 희망 청년 키운다-월급받는 청년농부제]  경산 농업인 진동학·최항진씨, 동네친구 사이 20대 농업인…청년농부제로 농사일 배워
2019년 월급받는 청년농부제도를 통해 농업에 뛰어든 진동학(오른쪽)·최항진씨가 경산포도영농조합법인 냉장창고에서 근무하다 포즈를 취하고 있다. 동네 친구 사이인 이들은 농업이 다른 직업에 비해 뒤질 것이 없다는 믿음으로 차곡차곡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

경산포도영농조합법인에 근무하는 진동학·최항진씨는 전형적인 MZ세대다. 다양성과 가치기반의 합리적 선택이라는 MZ세대의 핵심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동네 친구 사이인 이들은 만 27세의 젊은 농업인이다. 안경공학과(진동학)와 군사항공과(최항진)라는 대학 전공을 뒤로하고 2019년 농업에 뛰어든 5년 차 농업인이다.

이들이 농업에 관심을 둔 계기도 다른 귀농인과는 다르다. 군대를 제대하고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다가 용돈벌이를 위해 경산의 한 복숭아조합에서 여름 성수기 동안 아르바이트를 했다. 짧은 알바기간이었지만 이들은 농업인이라는 직업에 대해 완전히 다른 관점으로 보게 되는 소중한 기회를 얻었다.

월급을 받는 청년농부를 알게 된 것도 이때쯤이다. 조합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농사를 즐겁게 하는 젊은이들을 기특하게 봐 이 제도를 알려주면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으라고 권유한 것이다.

이렇게 시작된 경산포도영농조합과의 인연이 5년째 이어져 왔다. 이들은 지금 선별장과 집하장에서 근무하고 있다. 물건을 상하차하고, 출고 전 포장을 담당하고 있다.

이들은 30대 중반쯤 직접 농사일에 뛰어들 계획이다. 진동학씨는 "포도라는 품종은 트렌드를 많이 탄다. 유행하는 품목이 있지만 쉽게 전환할 수도 없다"며 "샤인머스캣이 지금은 인기가 높지만 3년 차 때부터 수확이 가능하기 때문에 시간이나 노동투자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포도농사를 준비 중인 이들은 포도의 특성상 자동화가 어려운 부분이 장점이자 단점이라 말한다. 최항진씨는 "현재는 수확이나 알솎기, 과실 모양 만드는 것 등을 100% 사람 손으로 해야 한다"며 "기계화나 대량 생산이라는 흐름에 맞춰 할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 부분을 실제 농사를 지어가면서 알아보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들은 농사라는 본게임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조합의 업무에 충실하면서 마케팅, 유통 등 산업화 부분을 익히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두 사람은 마지막으로 정부의 청년 귀농정책에 대해 "청년귀농을 지원한다고 하지만 이를 안내해 줄 수 있는 곳이 어디인지 알 수 없다. 농사를 지으면서 하나하나 찾아다닐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성공 사례만 알려주는 건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성공사례 홍보보다는 실질적인 지원사업 신청이나 과정을 컨설팅해 주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글·사진=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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