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20일 장애인의 날] 중증장애인 마스크공장 일자리 위기

  •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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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4-19 18:43  |  수정 2023-04-19 18:53  |  발행일 2023-04-20
'숲장애인사업장' 마스크 재고 250만장

장애인 일자리 통해 자립·돌봄·인식개선에 도움돼

"市 차원의 장애인 생산품 판로 개척 지원 필요"
[4월20일 장애인의 날] 중증장애인 마스크공장 일자리 위기
19일 오전 대구 수성구에 위치한 숲중증장애인다수고용사업장의 마스크 생산 공장에서 장애인 근로자들이 마스크를 포장하는 모습.
[4월20일 장애인의 날] 중증장애인 마스크공장 일자리 위기
코로나19 유행이 잦아들면서 마스크 수요가 급감해 창고에 재고가 쌓이고 있다.

"장애인을 위한 최고 복지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인데, 이젠 고용을 유지할 길이 없습니다."


장애인을 고용해 마스크를 생산하는 숲중증장애인다수고용사업장(이하 숲장애인사업장)을 운영하는 손영미 원장은 이렇게 토로했다.


장애인의 날(20일)을 하루 앞둔 19일 찾은 숲장애인사업장 마스크 공장에는 중증장애인 근로자 10여 명이 마스크를 생산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이들은 컨베이어 위로 떨어지는 마스크를 검수하고, 생산된 마스크를 포장하는 일도 맡았다. 반복적인 작업에도 중증장애인들은 꼼꼼하게 마스크를 검수하고 포장했다. 이들은 1년여간의 직업훈련을 통해 작업을 이해하고 숙련도를 높여왔다.


포장을 담당하는 지현준(30)씨는 업무를 통해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고 말했다. 직업을 갖기 전엔 말수가 적고 어두운 표정을 지울 수 없었으나, 이 공장에 취업한 뒤부턴 매사에 자신감을 얻었다는 것. 지씨는 "즐겁고 보람차게 일을 하고 있다. 마스크 생산 업무를 계속해서 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 유행이 숙지면서 마스크 수요가 급감한 탓에 재고가 크게 늘었다.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당장 이달을 넘기지 못하고 생산을 멈춰야 할 위기에 처한 것이다. 현재 판로를 찾지 못해 창고에 쌓인 마스크만 250만장에 이른다.
올해부턴 대구시를 비롯한 기초단체들도 마스크 구매를 자제하고 있다. 내구연한이 짧은 마스크나 손 소독제 등 방역물품을 빠르게 소진해야 하기 때문이다.


수익이 줄어들다 보니 중증장애인 직원들의 월급도 지급 못할 처지에 놓였다.


손 원장은 "판로 개척을 위해 대구를 비롯한 경북 구미, 경남 진주까지 뛰어다녔지만 역부족이었다"며 "모아둔 수익금으로 월급을 주고 있지만, 멀지 않아 생산을 멈추고 직원들에게 휴가를 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는 올 2월 중증장애인직업재활시설 생산품 구매 촉진을 위해 기초단체에 협조 공문을 보냈다. 이에 도봉구와 양천구가 저소득층에 마스크를 지원하기 위해 중증장애인 생산품을 구매했다.


손 원장은 "일자리는 장애인의 자립·돌봄·인식개선에 모두 도움이 된다"며 "대구도 서울처럼 관계 기관이 적극 나서 중증장애인생산품 판매를 지원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경영컨설팅비 등 간접적으로 직업재활시설을 지원한다"며 "장애인 고용유지를 위해 생산품을 적극 홍보하고 관계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판로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이동현기자 shineast@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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