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기태기자〈경북부〉 |
지난해 태풍으로 멀쩡한 게 없을 정도로 참혹했던 경북 포항 지역이 역경을 벗어나 일상을 되찾고 있다.
위기 뒤에 기회가 온다고 했던가. 지금의 포항이 그렇다.
포항은 국가첨단전략산업 2차전지 특화단지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울산, 충북 오창, 전북 군산과의 경쟁이다. 특화단지는 2차전지, 반도체,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글로벌 기술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정부 사업이다. 선정되면 지자체와 기업에 부지와 인프라 확보 지원, 수도·전력 관련 인허가 신속처리, 시설·R&D투자 세액공제, R&D 예산 우선 반영과 예비타당성 조사 우선권을 준다. 엄청난 혜택이 쏟아지며, 고용 창출을 포함한 수조 원대의 경제 효과가 기대된다.
경북도·포항시는 에코프로, 포스코퓨처엠 등 양극재 핵심기업과 포스텍 등 경북지역 30개 기업, 연구소, 대학이 참여한 '산학연관 혁신 거버넌스'라는 정책협의회를 꾸려 지난해부터 유치전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양극재 핵심기업과 풍부한 기술 인력, 동해안 유일의 컨테이너항 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충북 오창은 2차전지 완제품을 만드는 LG에너지솔루션과 에코프로비엠을, 전북 군산은 새만금산단의 넓은 부지를 장점으로 부각하고 있다. 특히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의 지역구인 울산은 삼성SDI와 고려아연, 울산대 등이 참여한 전지산업연합체를 중심으로 유치전에 사활을 걸고 있다. 모두 만만치 않은 상대다.
5월 국무총리 주재 첨단전략산업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6월 안에 정부가 특화단지를 지정한다. 최종 결정이 임박해 있다.
포항의 미래 50년 먹거리가 보장될 중차대한 변곡점이 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경북 도내에서는 특화단지 유치를 희망하는 그 흔한 현수막조차 보이지 않는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신병 치료를 위한 수술과 재수술로 극심한 고통을 겪으면서도 관계 부서에 직접 업무를 지시하는 등 2차전지 특화단지 유치에 혼신의 힘을 쏟았다고 한다. 경북도, 포항시 등 특화단지 유치와 직접적인 기관만 유치에 혈안이 돼 있어 보인다.
이를 넘어서 포항상공회의소, 포항철강관리공단 등 포항 재계는 물론이고 경북의 재계가 2차단지 특화단지 유치에 마지막 호소를 함께한다면 더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본다. 나아가 포항시민과 경북도민이 함께 노력한다면 시너지는 배가 되리라 믿는다.
김기태기자〈경북부〉
김기태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