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조 빚더미'에도 임원 연봉 30% 인상…가스公, 성과급 반납 결정할까

  •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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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5-02  |  수정 2023-05-02 07:07  |  발행일 2023-05-02 제2면
한국가스공사 지난해 부채 전년 대비 17조5천억원 늘어난 52조원 기록

지난해 상임임원 연봉 전년비 30.1%, 정규직 6.6% 상승...경영평가 개선 탓
52조 빚더미에도 임원 연봉 30% 인상…가스公, 성과급 반납 결정할까
한국가스공사 본사 전경. 영남일보 DB

빚더미에 허덕이는 한국가스공사의 높은 연봉이 입방아에 올랐다. 지난해 임원들 연봉은 전년보다 30%나 올랐고, 정규직 직원들도 6.6% 상승했다. 경영실적평가 성적 개선으로 받은 성과급이 연봉상승 요인이다. 악화한 재정을 개선할 자구책을 찾고 있는 한국가스공사측은 현재 성과급 반납을 검토 중이다.


1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2022년 가스공사 상임 임원 평균 연봉은 1억7천148만4천원이다. 2021년 (1억3천179만6천원)에 비해 30.1% 증가했다. 상임 기관장 연봉은 1억4천여만→2억여원으로 43.4% 급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체 공공기관 상임 임원 평균 연봉은 1.2% 올랐다. 가스공사외 대구에 본사를 둔 신용보증기금, 한국부동산원,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등 10개 기관도 평균 연봉이 1.5% 오르는 데 그쳤다.


가스공사는 정규직 직원 평균 연봉도 2021년 대비 2022년 6.6% 오른 9천371만원으로 나타났다. 이 역시 전체 공공기관 평균보다 액수(7천만원) 및 상승 폭(1.4%)에서나 크게 상회했다.


이처럼 가스공사 임직원 연봉이 다른 기관보다 큰 폭으로 상승한 건 경영평가 성과급 때문이다. 가스공사는 2020년 공공기관 경영실적평가에서 D(미흡)등급을 받으면서 2021년 성과급을 한 푼도 지급하지 못했다.


그런데 2021년 경영실적평가에선 C(보통)등급으로 올라섰다. 이에 지난해 기관장(사장)에겐 6천166만4천원, 상임감사와 상임이사엔 각각 4천759만원, 3천946만5천원의 상여급이 지급됐다. 직원들도 440만8천원씩 받았다.


문제는 가스공사의 재무 상황이 갈수록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성과급 잔치'로 내비쳐져 여론을 더 크게 악화시킬 수 있다.


지난달 28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2년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시'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52조원의 부채를 짊어지고 있다. 2020년 28조2천억원, 2021년 34조5천억원에서 부채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부채비율은 499.6%까지 치솟았다.

52조 빚더미에도 임원 연봉 30% 인상…가스公, 성과급 반납 결정할까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지난달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기·가스 요금 민·당·정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스공사는 재무 상황악화 등을 이유로 올해 가스요금 인상을 희망하고 있지만 여론은 싸늘하다.


비슷한 상황에 놓인 한국전력공사는 성과급 반납을 검토 중이다. 한전은 2021년 145조8천억원에서 지난해 192조8천억원으로 부채가 급증했다. 이미 지난해 임원 7명이 임금 인상분과 성과급 전액을 내놨다. 1직급 이상 고위직 301명도 성과급의 50%를 반납한 바 있다. 자연히 가스공사와 비교될 수 밖에 없다.


가스공사도 부장급 이상 성과급 반납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채 규모를 생각했을 때 9억원 가량 되는 성과급 반납은 미봉책에 불과하다. 다만, 한 달 넘게 지체된 올 2분기 가스요금 인상 결정에 명분으론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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