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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로 진출했다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둥지를 튼 이른바 리쇼어링(Reshoring) 대구 1호 기업 고려전선<주>이 대구 본사 이전을 완료했다. 연구개발 인력을 추가 채용해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도약할 채비를 마쳤다.
케이블 제조업체인 고려전선은 29일 대구 성서3차산업단지에서 성서공장(달서구 호산동) 준공식을 개최했다.
신축된 성서공장은 서구 서대구산업단지에 있는 기존 본사 및 공장의 약 1.5배 규모다. 부지면적은 2만6천670㎡(8천70평)가량이다. 고려전선은 600억원을 투자해 신공장과 지상 7층 규모 신사옥을 지었다. 서대구산단의 기존 공장과 본사 건물은 폐쇄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고려전선은 2018년 국내 전선업계 최초로 미얀마에 생산공장을 짓고 친환경 케이블 등을 생산(연간 1만t)해왔다. 2021년 대구로 돌아오기로 결정했으나, 기존 미얀마 공장은 그대로 가동한다. 동남아 시장 개척의 거점지로 계속 활용하기 위해서다.
고려전선은 1964년 대구 북구 대현동에 첫 둥지를 틀었다. 이어 1978년 서구 이현동으로 이전했다. 이번에 45년만에 본사를 성서산단으로 이전한 셈이다.
본사 이전은 이현동 공장이 너무 낡고 협소해서다. 신제품을 만들고 제품 포트폴리오도 확장하려면 더 넓은 부지가 필요했다.
신규 투자(200억원)도 결정했다. 이처럼 대구에 신규 투자해 생산라인을 보다 합리화할 수 있었던 데는 대구시의 노력이 컸다.
고려전선 관계자는 "대구시와 투자 협약을 맺으면서 STX중공업 대구공장 비영업부지 2개 중 서편을 매수하는 과정에서 대구시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고 말했다.
대구 1호 리쇼어링 기업이란 상징성을 부여받은 고려전선은 향후 탄소중립 시대에 발맞춘 신기술, 신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태양광, 해저 케이블 등 그리드(전기 공급을 위한 선로·시스템)가 다변화하면서 전선도 이러한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소재 등을 새롭게 개발할 필요가 있어서다.
현재 새로 건립한 공장을 시범운전 중이고 준공승인 등 마무리 행정절차를 밟고 있다. 조만간 본격적인 생산이 가능할 전망이다.
인력충원도 계획 중이다. 현재 67명이 근무 중이며 연내에 연구직과 생산직을 각 10명씩 추가 채용할 계획이다. 탄소중립 관련 신제품 개발 및 생산을 위해서다.
정용호 고려전선 대표는 "새 터전인 성서산단에서 에너지 전문 기업으로 제2의 도약을 이뤄내 지역 발전에 이바지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젠 전선 제조 업체를 탈피해 에너지 전반을 다루는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발판을 확실히 마련하겠다"말했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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