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기초연금 제도가 장기적으로 유지하기 어렵다는 제언이 나왔다. 전액 재정으로 지급하는 탓에 오는 2080년에는 국내총생산(GDP)의 3.6%를 기초연금으로 정부가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30일 류재린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이 작성한 '연금 개혁과 사회적 합의 모델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서 기초연금 지출액은 2020년 17조원에서 2080년 312조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초연금 급여 지출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20년 0.8%에서 2080년 3.6%로 높아진다.
근거는 지난 2019년 장래 인구 특별추계 자료와 기획재정부의 장기재정 전망 자료다. 2022년부터 2092년까지 추계 기간으로 잡았고, 현행대로 65세 이상의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기초연금을 주는 것으로 추산했다. 기초연금액은 매년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연계해 인상되는 것으로 가정했다.
기초연금은 65세 이상의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세금으로 마련한 재원으로 매달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제도다. 연금이라고 불리지만, 사실상 현금성 복지나 다름없다. 월 10만원 지급하던 기초노령연금이 기초연금으로 개편되며서 2014년 20만원으로 증액됐다. 2021년부터는 월 30만원 수준을 지급하고 있다. 물가 상승이 반영돼 올해는 지급액은 월 32만2천원이다.
올해는 만 65세 이상 노인 중 단독가구 기준으로 보유한 자산 등을 고려한 월 소득 인정액이 202만원 이하면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다. 부부가구는 323만2천원 이하면 기초연금을 받는다. 기초연금 선정 기준액은 지난해(단독가구 기준 180만원)보다 12.2% 높아졌다. 베이비붐 세대가 노인이 되면서 국민연금 수급자가 크게 증가한 영향이다. 기초연금 수급자는 665만명으로, 지난해 6월 말(612만명)보다 8.7% 늘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해 9월 기초연금 제도를 가리켜 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총 평균 소득의 8%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보다 선별적으로 지원 대상을 선정하는 것이 납세자 부담을 가중시키지 않으면서 저소득 고령층에게 더 높은 기초연금액을 제공할 수 있다고 권고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처럼 기초연금을 2024년 월 40만원으로 인상할 경우 기초연금 지출액은 2080년 384조원으로 늘고 GDP 대비 지출 비중은 4.4%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관계자는 "인구구조 변화 상황을 고려하면 노인의 70%를 지급 대상으로 하는 현행 기초연금을 계속 유지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재정 안정성을 확보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손선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