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구로페이 출발부터 '삐걱'…"QR코드 결제 안돼요"

  •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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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7-05 09:35  |  수정 2023-07-05 17:28  |  발행일 2023-07-06 제1면
시중에 모바일카드 QR코드 결제시스템 턱없이 부족
65세 이상에게만 실물카드 보급…"스마트폰 없으면 못쓰나"
市 "소상공인에 QR코드 결제시스템 보급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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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 앱 내 대구로페이 모바일카드 화면 캡쳐.

모바일 대구사랑상품권인 '대구로페이'가 출시 첫날부터 암초에 부딪혔다. 실물카드 기반이었던 '행복페이'와는 달리 앱 내 모바일카드 QR코드를 인식해 결제하는 시스템이 현장에서 턱없이 부족한 탓이다.

이모(60·대구 달서구)씨는 지난 3일 대구로페이가 출시되자마자 곧바로 3만원을 충전하고 기대에 부풀었다. 하지만, 이씨는 3~4일 이틀간 주유소, 식당, 슈퍼마켓 등 20여 곳을 찾아다니며 결제를 시도했지만 모두 허탕만 쳤다. 다만, 우연히 들른 중구 반월당 지하상가의 한 대형약국에서 겨우 대구로페이를 사용할 수 있었다. 이씨는 "대구로페이를 만들면 뭐 하냐. 쓸 수도 없는데…"라며 씁쓸해했다.

실제 영남일보 취재진이 4일 오후 서구청 인근 상점 10곳을 대상으로 대구로페이 결제를 시도 결과, 편의점을 제외한 9곳에서 사용할 수 없었다.

대구시는 지난달 26일 전자상거래 확대와 모바일 기반의 전자 결제 서비스 수요 증가 등 변화된 디지털 상거래 환경을 반영하고, 시민생활종합플랫폼 '대구로' 활성화를 위해 '대구로페이' 출시를 발표했다.

그러나 기존 10% 할인과 마그네틱(플라스틱) 실물카드 사용 기반 '행복페이'와 달리, 할인율부터 3%포인트가 줄어든 7%의 모바일지갑 형태(QR코드 결제방식)로 출시되면서 곧바로 현장 적용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현재 대구로페이는 QR코드 결제와 더불어 삼성페이·페이코·페이북 등 전자 결제 앱과 연동할 수 있다.

이씨는 "QR코드 결제 시스템이 널리 보급된 이후 출시했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 일정 금액 이하로 환불도 되지 않아 불편이 크다"고 비판했다.

대구로페이 출시에 앞서 디지털 약자들의 모바일카드 사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대구시는 이런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만 65세 이상(1958년 12월 31일 이전 출생자) 희망자를 대상으로 실물카드를 발급할 방침이다.

하지만 시민들은 실물카드 발급대상이 65세 이상에만 국한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박모(55·대구 북구)씨는 "65세 이하 시민 중 스마트폰을 이용하지 않거나 데이터 제공량이 적은 요금제를 쓰는 시민들도 있다"며 "모든 사람이 공평하게 대구로페이를 이용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정혜 대구시 경제정책관은 이번 대구로페이 출시의 정책 방향에 대해 소상공인들의 결제 시스템을 '전자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책 방향에 맞게 원칙적으로 실물카드를 제공하지 않으려고 했으나, 디지털 약자들을 위해 특별히 65세 이상에게만 실물카드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현장에서 시민들이 QR코드 결제를 계속 문의하고 활성화한다면, 자연스레 전자 결제 시스템이 보급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소상공인들이 전자 결제 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지속해서 홍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동현기자 shineast@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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