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복 공정, 한복진흥원이 나서야

  • 이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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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9-01 05:49  |  수정 2023-09-01 09:07  |  발행일 2023-08-31

수년간 이어지고 있는 중국의 한복공정에 대해 우리나라가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한국한복진흥원(경북 상주시 함창읍)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다.


중국은 2000년대 초 동북공정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부터 한복을 중국 전통의상이라는 주장을 펴기 시작, 2010년대 말부터는 드라마와 게임 등 여러 문화매체에서 한복을 중국 전통의상으로 왜곡하는 행위를 서슴지 않고 있다. 지난해 열린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는 한 여성이 한복을 입고 중국 오성홍기를 전달하는 퍼포머스를 진행하고,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에는 '한복(韓服)은 한푸(漢服)에서 기원했다'는 잘못된 사실을 게재하고 있다.


중국의 한복문화공정이 계속되는 이유는 문화적 열등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그에 대해 적당한 대응책을 찾지 못하는 실정이다. 한복이 우리 고유의 복식이라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기 때문에 중국의 억지에 일일이 대응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중국의 한복에 대한 왜곡이 오래 지속되는 사이에 해외에서 한복을 중국 의상으로 인식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 우려된다. 실제 미국의 패션잡지 '보그'가 한복풍 전통의상을 입은 여성 모델의 사진을 게재하고 '한족이 중국을 통치하던 시대의 의상'으로 설명했다. 심지어 국내 인터넷 쇼핑몰이 '중국한복 한푸' '당나라스타일 한복' 등으로 상품을 소개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일본의 끈질긴 억지 주장으로 외국에서 제작된 지도나 인터넷에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되거나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시하는 일이 벌어진 것과 다르지 않다.


한국한복진흥원은 한복의 정체성 확립과 전통의 계승, 그리고 한복문화산업의 발전을 목적으로 2021년 4월 개원했다. 중국의 한복공정은 한복의 정체성을 흔들고 우리의 한복문화산업을 침해하려는 의도가 다분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복진흥원이 이에 대해 적극적인 대응을 해야 하는 이유다.


이에 대해 이형호 원장은 "중국의 무분별한 문화 침탈 시도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데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며 "한복과 복식, 그리고 패션디자인 분야의 학자와 전문가들이 함께 한복공정에 대응 논리를 논의하고 그것을 실행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하수기자 songa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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