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내달 흑연 수출 통제…K-배터리 '비상'

  •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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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0-23  |  수정 2023-10-23 07:50  |  발행일 2023-10-23 제11면
'2차전지 핵심원료' 90% 中 의존
흑연 이용해 음극재 대량생산
韓유일 포스코퓨처엠 타격 우려
계열사 통해 수입 다변화 가시화

중국 정부가 2차전지 핵심 원료인 흑연을 수출 통제 대상에 포함시켰다. 미국이 중국 반도체 수출통제를 강화하자 중국이 자원 무기화로 맞불을 놨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바짝 긴장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당장 재고물량이 있어 흑연 수급에 차질은 없겠지만 향후 수입 절차가 까다로워질 수 있어 업계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와 관세청은 다음 달 1일부터 고순도(순도 99.9% 초과), 고강도(인장강도 30Mpa 초과), 고밀도(밀도 ㎤당 1.73g 초과) 인조흑연 재료와 제품을 중국 수출 통제 대상에 포함시켰다. 앞으로 이들 흑연품목은 중국 당국 허가 없이는 수출이 불가능하다.

현재 흑연은 채굴·제련 등 대부분의 생산 과정에서 중국 의존도가 높다. 중국에서 생산되는 흑연 물량은 전 세계 물량의 80%가 넘는다. 특히 중국에서 국내로 수입하는 흑연 대부분은 2차전지 음극재 제조에 사용된다. 국내 배터리 업계와 배터리 소재 업계들은 공급망 점검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은 2021년 기준으로 인조흑연의 87%, 천연흑연의 72%를 중국에서 수입했다.

지금은 흑연 재고 물량이 있어 흑연 수급에 당장 차질이 생기진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앞으로 수출 신고 제도로 흑연 조달 기간이 지연될 수 있다.

중국의 흑연 수출 통제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흑연을 이용해 2차전지용 음극재를 대량생산해, 국내외 고객사에 납품하는 포스코퓨처엠이 직접적인 피해를 볼 수 있다.

배터리용 흑연은 크게 절연성이 풍부해 2차전지 음극재로 쓰일 수 있는 '천연 흑연'과 천연 흑연을 다시 2차전지 음극재 제조에 쓰려고 입자 모양을 구형으로 재가공한 '구상 흑연'으로 구분된다.

포스코퓨처엠은 현재 중국에서 구상흑연 형태로 흑연 원료를 들여와 세종 공장에서 음극재 상품으로 가공한 뒤 고객사에 납품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수출을 금지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수출 승인 절차를 통해 까다롭게 하겠다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포스코퓨처엠이 당장 (중국 외에) 다른 곳에서 구상흑연을 들여올 수는 없어 공급이 다소 타이트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 업체로부터 직접 완제품 형태로 음극재를 구입하는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일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뜩이나 배터리 제조에 있어 중국산 광물비중이 높은 만큼 앞으로 흑연 조달이 늦어지거나 지연될 수 있는 리스크가 생긴 것이다.

앞으론 세계적으로 핵심 광물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이 국내에서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는 견해도 많다. 포스코그룹 계열사인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마다가스카르와 탄자니아에서 흑연 조달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마다가스카르 광산에서 향후 10년 동안 연간 3만t의 인상 흑연 또는 1만5천t의 구형 흑연을 조달해 포스코퓨처엠에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또 지난달 탄자니아에서 호주 블랙록마이닝과 이 회사 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마헨지 광산의 천연 흑연 구매 권한 물량을 연간 약 6만t까지 늘리는 것을 협의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맺었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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