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달성습지서 흑두루미 3마리 관측

  •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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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1-30  |  수정 2023-11-30 07:14  |  발행일 2023-11-30 제2면

3년 만에 달성습지서 흑두루미 3마리 관측

천연기념물인 흑두루미가 지난 2019년 이후 3년 만에 대구 달성습지를 찾았다.

 

 29일 달서구에 따르면 달성습지에서 흑두루미 3마리가 지난 7일 관측됐다. 그동안 대구시와 달서구 등이 달성습지에 흑두루미가 머물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한 것이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

 

흑두루미는 천연기념물이자 환경부 멸종 위기 2급 야생생물이다. 안쪽 날개깃이 꼬리를 덮고 있고, 이마에는 검은 털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잠깐 기착했다 떠난 흑두루미 3마리 외에도 큰고니 11마리와 큰기러기 20마리가 현재 달성습지에서 겨울을 나고 있다. 흑두루미 3마리가 나타났을 당시 7마리가 더 관측됐으나, 방해요인으로 내려앉지는 않았다.

 

흑두루미 등 철새들은 넓은 모래톱에 주로 안착한다. 천적으로부터 방어를 위해 넓은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달성습지는 1990년대까지 흑두루미들의 월동지로 알려져 있다. 

 

대구시와 달서구 등은 흑두루미 재도래를 위한 생태환경 복원 사업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달성습지를 둘러싸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들의 부단한 노력으로 이번 흑두루미의 방문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와 달서구는 지난 2020년부터 달성습지에 먹이터를 조성하고 생태환경을 복원 중이다. 대구시는 △흑두루미 등 조류의 먹이터 및 쉼터 조성 △수변 공간의 생태복원 및 호안 정비 △생태관찰공간 조성 등의 사업을 펼쳤다.

 

14년째 달성습지에서 철새 먹이 주기 봉사활동 중인 고재근 시민봉사단장은 "2018년엔 흑두루미가 무려 133마리나 왔었다"며 "지자체와 함께 꾸준히 제초작업과 먹이 주기 활동을 이어오고 있고, 다른 멸종위기종들이 현재 월동 중인 모습을 보니 앞으로 흑두루미도 계속 찾아오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지난 7월에는 달성습지를 경계로 하는 3개 기초자치단체들과 한국수자원공사(K-water)낙동강보관리단, <사>조류생태환경연구소 등 기관, 단체가 달성습지 생태환경 보호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들은 지난 27일 달성습지 하중도 및 디아크 앞 모래톱에서 겨울 철새 먹이 주기 등 합동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조류 생태 전문가들은 이번 흑두루미 재도래의 의미가 크다고 평가한다. 박희천 <사>조류생태환경연구소 소장은 "지난 여름 장마로 큰 모래톱이 생긴 것 외에도 흑두루미들이 달성습지에서 월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것이 큰 효과를 보고 있다"며 "흑두루미뿐만 아니라 다른 멸종 위기 동물들도 달성습지에서 겨울을 나고 있어 생태환경 측면에서 고무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동현기자 shineast@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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