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시골 찾아가는 병원버스

  • 김세진 K-water 낙동강유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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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12 08:01  |  수정 2024-03-12 08:02  |  발행일 2024-03-12 제21면

김세진
김세진 (K-water 낙동강유역본부장)

합계출산율 0.65명. 지난해 4분기 합계출산율이 역사상 처음으로 0.6명대로 진입했다.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2023년 출산율인 0.7보다 낮은 수치다.

출생아 수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며 지방소멸의 속도도 가팔라지고 있다. 인구감소는 지방에 여러 문제를 야기한다. 줄어드는 인구만큼 경제, 사회, 의료, 문화 인프라도 함께 붕괴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 특히 고령화 비율이 높은 지방의 경우 의료 인프라 확충은 필수 과제로 손꼽힌다. 그러나 경제성이 없어 시장 논리만으로는 해결하기 쉽지 않은 문제다.

군위, 영천, 청송 등 경북 곳곳은 인구소멸 위험 지역으로 분류된다. 이들 지역은 자식을 도시로 떠나보낸 노인들이 홀로 고향을 지키며 살고 있다. 인구가 감소하는 지역들은 대개 병원이 없어 환자들은 병이 생겨도 쉽게 진찰과 치료를 받기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다. 몸이 아파도 병원이 있는 도시로 장거리 이동을 해야 하므로 노인 혼자 움직이는 것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K-water는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시골 마을로 찾아가는 병원 버스 운영에 시동을 걸었다. 병원 버스에는 다양한 의료 장비가 설치되고, 전문 의료인이 탑승해 진료를 펼친다. 대상은 댐 인근 지역에서 사는 어르신들이다. 이동형 마을병원 버스는 4월부터 본격 운영될 예정이다.

이번 찾아가는 병원 버스 운영 사업(K-water 의료 사랑방)은 그동안 추진해 온 '댐 주변 지원 사업'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전환점으로 의미가 크다. K-water 낙동강유역본부는 군위댐, 성덕댐, 보현산댐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댐 주변 지원 사업'을 지속해 추진해 왔다. 그동안 댐별로 각각의 사업을 시행한 이유로 의료지원 등 비용이 드는 사업은 쉽게 추진할 수 없었다.

어르신 의료 공백 해소는 뒤로 미룰 수 없는 과제다. K-water는 그동안 개별사업을 통합해 의료 장비가 갖춰진 병원 버스를 마련했다. 찾아가는 병원 버스는 의료취약지역 주민 1천500여 명에게 주 2회 방문 서비스를 제공한다. 병원 버스는 의료전문 기관에서 위탁 운영한다. 이 버스에는 의사, 간호사가 탑승해 시골 마을 어르신의 건강 유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정부 정책에 발맞춰 지방소멸에 대응하고 새로운 지방시대를 열어가는 것은 K-water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이동형 의료버스 지원 사업이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어르신들의 건강을 지키는 보루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김세진 (K-water 낙동강유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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