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리스' 사회 속 자취 감추는 CD·ATM…이용액 19년 만 최저

  •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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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13 17:41  |  수정 2024-03-13 19:03  |  발행일 2024-03-14 제2면
대구은행 ATM 수도 5년새 300개 이상 줄어
대구은행ATM
13일 오후 1시 대구 북구의 한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대형 아파트 단지와 전통시장 인근에 위치해 이용객이 많지만 이날 취재진이 목격한 이용객은 1시간 사이 단 2명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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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말~2023년 6월까지 대구은행과 전국 은행의 CD·ATM 설치대수표.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13일 낮 1시에 찾은 대구 북구의 한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인근에 전통시장과 대형 아파트 단지 앞에 위치해 제법 이용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발길은 뜸했다. 영남일보 취재진이 도착한 뒤 30분이 지나서야 ATM기 이용자 한 명을 만날 수 있었다. 40대 박모씨도 현금 입출금이 아니라 부모님의 통장을 대신 정리하러 온 것이었다. 박씨는 "요즘 신용카드를 받는 곳이 많기도 하지만 카드를 받지 않아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계좌이체가 워낙 편리해서 현금을 거의 쓰지 않는다"며 "아마 요즘 ATM기기를 이용하는 이들은 고령층 말고는 크게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ATM기기가 최근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현금 대신 신용카드 및 모바일 앱 사용이 보편화하면서 이른바 '캐시리스 (Cashless )' 사회가 되고 있는 것이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9년 말 기준 2만7천104개에 달하던 전국 CD·ATM기기가 지난해 6월 말 2만841개(23.11%)까지 줄었다. 대구은행의 ATM기기도 같은 기간 1천645개→1천237개(24.8%)로 감소했다.

이용액도 19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을 확인한 결과 'CD(ATM포함) 공동망'을 통한 계좌이체와 현금인출 금액은 지난 1월 14조8천485억원으로 집계됐다. 2005년 2월(14조5천316억원)이후 최저치다. CD와 ATM 이용액은 2015년 7월 30조2천79억원으로 최고치를 찍었지만 이후 감소세를 보였다. 이용건수도 2015년 5월(6천93만8천건)에 최고치를 보인 이후 줄곧 감소세다.

이처럼 ATM기기가 외면받는 것은 인터넷·모바일 뱅킹앱 서비스 이용 증가와 직접적 관련이 있다. 간편하게 모바일 앱 하나로 모든 은행 계좌를 이용하는 '오픈 뱅킹'과 간편결제 시스템 활성화가 현금 사용을 줄게 하는 요인이다. ATM 사용량 감소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오픈 뱅킹은 2019년 출시 후 이용이 급증했다. 지난 1월 오픈뱅킹 공동망 이용 금액은 60조1천313억원으로 출시 직후(2조 2천670억원)보다 27배나 늘었다. 이용 건수도 같은 기간 1천330만3천건→ 2억1천383만7천300건으로 16배 증가했다.

현금사용이 줄면서 은행들은 ATM기 설치 대수를 계속 축소할 것으로 보인다. ATM기기 운영으로 얻는 수수료 수입보다 관리비 등이 더 커서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ATM기기 운영 축소는 디지털 시대를 맞아 언택트 선도와 뱅킹앱 경쟁력을 강화하는 차원"이라며 "자동화기기 대수 축소 등 점포 효율화가 한창 진행 중이다. 다만 고령층 등 금융소외계층 불편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고 말했다.

글·사진=이동현기자 shineast@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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