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작곡가가 되려면

  • 류자현 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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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28 07:55  |  수정 2024-03-28 07:56  |  발행일 2024-03-28 제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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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자현 (작곡가)

많은 사람이 작곡가의 길을 어떻게 걸었는지 궁금해합니다. 저의 이야기를 통해 작곡가가 되는 여정에 대해 공유하고자 합니다.

어린 시절, 음악을 사랑하는 가족 덕분에 자연스럽게 음악의 세계에 발을 들였습니다. 오빠는 아침부터 'Sound of Music' OST나 모차르트의 교향곡을 크게 틀었고, 어머니 역시 클래식 음악을 즐겨 들으셨습니다. 그 시절, LP로 음악을 듣던 것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이런 환경 덕분에 6세 때부터 피아노를 배우며 음악과 더욱 친숙해졌고, 청음 능력에 있어 남다른 재능을 발견했습니다.

중학교 때부터 본격적으로 작곡을 공부하기 시작했고, 예술고를 거쳐 대학과 대학원에서 작곡을 전공했습니다. 대부분 작곡가가 그렇듯, 저 역시 어린 시절 피아노를 배운 경험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피아노는 모든 악기의 기초가 되며, 작곡가에게 필수적인 악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작곡 분야는 크게 클래식과 실용음악으로 나뉩니다. 클래식을 전공하면 순수음악 작곡이나 영화음악, 오케스트레이션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 수 있습니다. 반면, 실용음악을 전공하면 재즈, 대중가요, 영화음악, 게임 음악 등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요즘엔 정말 다양한 곳에서 음악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작곡가가 되기 위한 과정은 피아노 학습에서 시작해 음악 이론과 화성학을 공부하고, 시창과 청음 교육을 받으면서 곡 쓰기 연습으로 이어집니다. 처음에는 피아노를 위한 곡을 쓰다가 점차 다양한 악기를 위한 곡을 쓰며 실력을 쌓아갑니다. 또한, 컴퓨터로 가상 악기를 사용한 MIDI 작업을 통해 실제와 같은 음향을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요즘에는 컴퓨터로 만들어진 다양한 소리가 필요한 경우가 많으므로 작곡가들에게 MIDI 공부는 필수가 된 것 같습니다. 더불어 음향에 대한 기본지식도 가지고 있어야 본인이 만든 음악을 제대로 구현해 낼 수 있습니다. 작곡 공부는 어린 시절부터 시작하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나이가 들어서 시작해도 충분히 작곡가가 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오랜 시간 앉아 작업할 수 있는 인내심입니다. 작곡은 혼자서 하는 외로운 작업이며, 대부분 시간을 앉아서 보내야 합니다. 본인의 성향에 맞지 않는다면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또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듣고 습작을 해보는 것도 좋은 작곡가가 되는 방법의 하나입니다. 좋은 작품들이 가장 좋은 스승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작곡가가 되는 과정을 써 보았습니다. 이 글이 작곡에 관심 있는 모든 사람에게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류자현<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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