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보리수나무

  • 이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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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6-06  |  수정 2024-06-06 06:59  |  발행일 2024-06-06 제19면

보리수나무과의 보리수나무(학명 Elaeagnus umbellata)는 다 자란 키가 3~4m의 관목이다. 작고 둥근 열매는 가을에 붉은 색으로 익으며 떫고 시고 단 맛이 난다. 과육을 먹고 뱉어 내는 씨가 보리를 닮았다 하여 보리수라는 이름이 붙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열매의 피부에는 작은 점이 무수히 찍혀 있는데, 이것이 파리나 벌 등 곤충의 똥을 연상케 하며 경상도 등지에서 이 열매를 보리똥이라 부르는 이유라고 여겨진다. 주로 낮은 산의 밑이나 농경지 주변에서 자라는 데 밑에서부터 줄기가 여러 갈래로 나뉘어 어떤 것이 주된 줄기인지 구분이 어렵다. 키도 작고 줄기가 낮아 나무 밑으로 들어가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오랫동안 궁금했다. 부처는 이런 나무 아래서 어떻게 득도했을까? 인도는 따뜻한 나라이니 보리수나무도 크기와 형태가 다르니 가능했을까? 필자의 무지 탓이었다. 부처가 깨달음을 얻은 인도보리수는 뽕나무과의 상록 교목으로 다 자라면 높이 30m, 흉고둘레 6m에 이른다. 열대 식물로 우리나라에서는 자연상태에서 자랄 수 없으며, 대구수목원이나 경주 동궁원·세종수목원 등 대형 온실을 갖춘 곳에서 살아있는 나무를 볼 수 있다.


수 년 전 마당가에 보리수나무의 사촌격인 뜰보리수나무를 심었다. 열매가 긴 타원형이며 보리수 열매보다 크고 떫은 맛과 신맛이 약하며 5~6월에 여문다. 올해는 열매가 많이 달리고 잘 여물어 가지가 찢어질 듯 축축 늘어져 있다. 이상기후·꿀벌실종 등에 이은 과일 흉년으로 위기감이 고조되는 요즘이다. 뜰보리수의 풍년이 올 해 과일농사의 길조이길 빌어본다. 이하수 중부본부 부장·나무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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