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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를 지나는 경차 모습. 연합뉴스 |
경차 시장이 쪼그라들고 있다. 국내 승용차의 고급화·대형화 추세에 영향받은 것이다. 자동차 업계는 독보적인 신차가 출시되지 않는 이상은 '경차 외면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6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5월 누적 경차 판매량은 4만6천517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5만562대)보다 8.0% 줄었다. 지난달 국내 경차 판매량은 8천984대로 1년전 (9천959대)보다 15.4% 감소했다. 이런 추세라면 경차 연간 판매량은 11만대를 겨우 채울 전망이다.
국내 경차시장은 계속 내리막이다. 2012년(21만6천221대)에 최다 판매량을 기록한 이후 매년 감소해 2021년에는 9만8천781대로 10만대에도 못미쳤다. 시장규모가 10년 전보다 54%나 쪼그라든 것. 2021년 9월 현대차가 첫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캐스퍼를 출시하면서 이듬해 총 경차 판매량이 13만4천294대로 늘었다.
하지만 그때 뿐이었다. 캐스퍼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지난해 상반기 경차판매량은 10%에 가까운 감소율을 보였다. 2022년 하반기엔 쉐보레의 스파크조차 단종됐다.
2023년 연간판매량은 체면치레 수준이다. 같은해 9월 LFP배터리(35.2kWh)를 탑재한 레이EV가 출시되면서 지난해 연간 판매량은 12만4천80대를 기록했다. LFP배터리는 삼원계(NCM)배터리보다 싸다. LFP배터리를 탑재한 차는 국내 전기차 보조금에서 차별을 받았다. 하지만 레이EV 등 경형 이하 전기차는 예외를 둬 보조금 감소폭이 적었다.
경차 인기 하락 추세는 이어질 전망된다. 차량 수요자들 취향이 고급·대형화 된 레저용 차량(RV) 등으로 옮겨가서다. 완성차업체들이 경차보다 수익성이 높은 중대형 차종에 집중하는 것도 경차 입지를 좁히고 있다. 그나마 경차 시장은 올해 출시 예정인 캐스퍼EV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저가 전기차 확산 추세와 맞물려 인기를 끌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이동현기자 shineast@yeongnam.com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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