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가 신통하다. 입추가 지나더니 새벽 기온이 떨어지고 풀벌레 소리가 들린다. 아직 밤늦게까지 열대야에 시달리기는 하지만 입추 전과는 뭔가 확연히 다르다.
여치·귀뚜라미·메뚜기 등의 풀벌레들은 저마다 소리를 내는 방식이 있다. 여치는 날개를 서로 마찰시켜 특유의 울음소리를 낸다. 귀뚜라미는 왼쪽 앞날개에 있는 긁개로 오른쪽 앞날개 안쪽의 거친 마찰판을 바이올린을 켜듯 비벼 소리를 낸다. 메뚜기 울음소리는 뒷다리를 날개에 문질러 내는 소리다. 이런 소리는 우리에게 정서적 안정을 주고 편안함을 느끼게 한다. 이 때문인지 귀뚜라미를 애완용으로 키우기도 했고, 귀뚜라미 소리가 노인들의 우울증 치료에 좋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풀벌레 울음소리가 우리에겐 즐거움과 평화로움을 느끼게 해 주지만 그들의 입장에서는 목숨을 건 종족보존 투쟁이다. 애벌레에서 우화(羽化)한 수컷 성충은 암컷을 유인해 짝짓기를 하기 위해 소리를 낸다.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다른 수컷을 제치고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 자신이 낼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어 낸다. 그러나 그 소리는 암컷만을 불러들이지 않는다. 소리를 듣고 달려온 박쥐와 새, 파충류 등 천적들에게 잡혀 먹힐 수 있다.
가을이 다가올수록 풀벌레 소리가 더 또렷이 들리는 것은 밤에 지표면에 인접한 공기의 온도가 떨어지면서 밀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매질(媒質)의 밀도가 높을수록 소리는 더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된다. 날이 갈수록 커지는 풀벌레의 합창은 이 더위의 끝도 머지않았을 것이란 희망의 신호임이 분명하다. 이하수 중부지역본부 부장
여치·귀뚜라미·메뚜기 등의 풀벌레들은 저마다 소리를 내는 방식이 있다. 여치는 날개를 서로 마찰시켜 특유의 울음소리를 낸다. 귀뚜라미는 왼쪽 앞날개에 있는 긁개로 오른쪽 앞날개 안쪽의 거친 마찰판을 바이올린을 켜듯 비벼 소리를 낸다. 메뚜기 울음소리는 뒷다리를 날개에 문질러 내는 소리다. 이런 소리는 우리에게 정서적 안정을 주고 편안함을 느끼게 한다. 이 때문인지 귀뚜라미를 애완용으로 키우기도 했고, 귀뚜라미 소리가 노인들의 우울증 치료에 좋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풀벌레 울음소리가 우리에겐 즐거움과 평화로움을 느끼게 해 주지만 그들의 입장에서는 목숨을 건 종족보존 투쟁이다. 애벌레에서 우화(羽化)한 수컷 성충은 암컷을 유인해 짝짓기를 하기 위해 소리를 낸다.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다른 수컷을 제치고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 자신이 낼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어 낸다. 그러나 그 소리는 암컷만을 불러들이지 않는다. 소리를 듣고 달려온 박쥐와 새, 파충류 등 천적들에게 잡혀 먹힐 수 있다.
가을이 다가올수록 풀벌레 소리가 더 또렷이 들리는 것은 밤에 지표면에 인접한 공기의 온도가 떨어지면서 밀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매질(媒質)의 밀도가 높을수록 소리는 더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된다. 날이 갈수록 커지는 풀벌레의 합창은 이 더위의 끝도 머지않았을 것이란 희망의 신호임이 분명하다. 이하수 중부지역본부 부장

이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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