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민간인들로 구성된 상주교육발전협의회가 지난 19일부터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지역의견 무시하는 경북대 상주캠퍼스 학과 통폐합 규탄한다'는 현수막을 걸고 1인 시위에 돌입했다. 경북대가 글로컬대학 지정 신청서에 상주캠퍼스의 3개 학과를 대구캠퍼스의 유사학과와 통폐합하는 개혁안을 포함시킨 것에 대해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이는 또 통합조건을 이행하지 않는 경북대를 향한 오랜 불만의 표출이기도 하다. 경북대는 2008년 상주대와 통합을 추진하면서 '상주캠퍼스의 학생·교직원수 유지'를 핵심으로 8개 사항을 약속했다. 그러나 16년이 지나는 동안 제대로 이행된 것은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북대의 약속 불이행은 다른 대학 간의 통합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충북 충주의 국립한국교통대와 충북대는 통합을 전제로 글로컬대학 사업에 선정됐으며 지난 6월 통합 신청서를 교육부에 제출했다. 이와 관련 교통대 총장은 지난달 충북의 한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서 "대학 통합에서 유사중복학과가 양 대학에 그대로 존치되는 경우 규모가 작거나 배후도시가 작은 대학의 경우에는 소멸로 이어질 수 있다"며 "지금까지 통합된 상주대·밀양대의 사례에서 충분히 상황을 봐왔고 예측 할 수 있다"고 말했다.경북대의 약속 불이행으로, 경북대와 상주대의 통합이 다른 대학 간 통합의 모범이 되기는커녕 경계의 표본이 된 것이다. 이는 상주캠퍼스의 구성원과 상주대 동창뿐만 아니라 상주시민들에게 부끄럽기 짝이 없는 일이다. 경북대 역시 이를 자랑거리로 여기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
이하수 중부지역본부 부장

이하수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