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향이 들려주는 위대한 작곡가의 처음…브루크너 탄생 200주년 기념 '제508회 정기연주회'

  •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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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9-12  |  수정 2024-09-12 07:52  |  발행일 2024-09-12 제16면
13일 오후 7시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

실연으로 듣기 어려운 브루크너 교향곡 '0번' 연주

메조소프라노 백민아는 파야 발레 모음곡 '사랑은 마술사'
대구시향이 들려주는 위대한 작곡가의 처음…브루크너 탄생 200주년 기념 제508회 정기연주회
대구시향의 제506회 정기연주회 공연 모습.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제공>

위대한 작곡가의 '처음'을 만나는 무대가 대구에서 마련된다. 올해 탄생 200주년을 맞은 안톤 브루크너의 초기 교향곡을 선보이는 대구시립교향악단의 제508회 정기연주회다.

백진현 상임지휘자가 이끄는 대구시향은 오는 13일 오후 7시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릴 이 연주회에서 그동안 실연으로 듣기 어려웠던 브루크너의 초기 교향곡인 d단조 일명 '0번'을 연주한다.

안톤 브루크너는 19세기 후반 말러, 시벨리우스와 함께 교향곡 발전에 가장 큰 업적을 남긴 인물이다. 브루크너는 마흔을 바라볼 무렵에야 처음으로 교향곡 작곡을 시도했다. 그는 총 11개의 교향곡을 남겼고, 이 가운데 이번 공연에서 만나볼 교향곡 d단조 '0번'은 작곡가 스스로 세상에 내놓길 꺼렸으나 그의 초기 교향곡으로서 갖는 가치는 충분하다.

 

대구시향이 들려주는 위대한 작곡가의 처음…브루크너 탄생 200주년 기념 제508회 정기연주회
대구시향 백진현 상임지휘자.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제공

교향곡 d단조는 후대에 '0번'이라 부르게 되었지만, 사실 교향곡 제1번 작곡 이후 완성됐다. 창작의 계기가 되었던 베토벤 교향곡 제9번의 영향을 강하게 느낄 수 있는데, 이는 총 4악장 중 특히 1악장과 4악장에서 두드러진다. 브루크너의 이전 교향곡과도 차이를 보인다. 브루크너는 이 작품 초고를 1869년 대폭 수정해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 초연을 맡기기 위해 수석 지휘자 오토 데소프를 찾아갔다. 데소프는 "1악장의 주제 선율은 어디 있냐?"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고, 이후 브루크너는 악보를 깊이 묻어두었다고 한다. 작품은 그의 생전에 연주되지 못한 채 1924년 오스트리아 클로스터노이부르크와 빈에서 처음 연주됐다.

이날 공연은 코다이의 '갈란타 춤곡'으로 시작한다. 이 곡은 민속 춤곡답게 생동감 있는 리듬과 민족의 정서가 녹아 있는 선율이 인상적이다. 전체적으로 느린 부분과 빠른 부분이 대비되는 18세기 후반 헝가리 신병 모집 연회에서 추던 민속 춤곡인 '베르분코시(Verbunkos)'를 바탕으로 했다.

대구시향이 들려주는 위대한 작곡가의 처음…브루크너 탄생 200주년 기념 제508회 정기연주회
메조 소프라노 백민아.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제공
이어서 메조소프라노 백민아와 파야의 발레 모음곡 '사랑은 마술사'를 선보인다. 마드리드의 전설적인 집시 출신 무용가 파스토라 임페리오의 의뢰로 작곡된 이 작품은 안달루시아 전설을 바탕으로 한다. 발레 초연은 실패로 끝났지만 파야는 원곡의 소규모 앙상블을 오케스트라 편성으로 확대해 더 풍부하고 다채로운 사운드를 가진 발레 모음곡으로 완성했다. '서곡과 정경', '동굴에서', '유령', '공포의 춤' 등 13개의 짧은 곡으로 이뤄져 있는데, '불의 춤'이 가장 유명하다. 특히 원작의 대사를 없앤 대신 메조소프라노의 짧은 노래가 몇 차례 등장한다.

 

메조소프라노 백민아는 계명대 성악과, 이탈리아 로마 산타 체칠리아 국립 음악원 성악과 및 동 음악원 합창(전문) 과정을 졸업하고, 로마 음악 예술 아카데미, 로마 아레나 국제 음악 아카데미에서 각각 성악 3년 과정(디플로마)을 이수했다. 이탈리아 라벨로, 줄리오 네리 등 다수의 국제성악콩쿠르에 입상한 그녀는 바를레타 국제음악콩쿠르 1위, 바르셀로나 비냐스 국제성악콩쿠르 입상, 미라벤 이 마그란스 국제성악콩쿠르 3위 등을 수상했다. 국내외에서 오페라 주·조역으로 활약하고 있으며 대구시향, 청주시향, 충북도향 등의 오케스트라와 대구·창원·경주·구미 등의 시립합창단과 협연했다.

백진현 상임지휘자는 "브루크너의 교향곡은 주로 4·5·6·7번 등이 자주 연주되는 데 그간 '0번'은 관객이 접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 비록 작품의 완성도 면에서는 중후기 교향곡보다 아쉬운 점이 많지만, 이후의 대작을 예고하는 브루크너의 다양한 시도를 확인할 수 있는 뜻깊은 작품"이라고 선곡 배경을 설명했다.

대구시향은 광주예술의전당 초청 'GAC 특별기획 달빛동맹 시리즈Ⅰ'로 오는 24일 오후 7시30분 광주예술의전당에서 '대구시립교향악단's 브루크너'로 이날 연주한 레퍼토리를 광주에서 한 번 더 공연할 예정이다.

R석 3만원, S석 1만6천원, H석 1만원. (053)430-7765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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